상장사들의 실적이 예년만 못하면서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배당금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배당은 한번 올리면 좀체 내리기 힘든 하방경직성을 갖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통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배당투자 매력도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 주요 상장사 줄줄이 배당 축소

1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110개사의 배당총액은 4조6514억원으로 이들 회사의 지난해 배당총액(4조9815억원)에 비해 6.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배당 공시를 안한 곳까지 포함하면 감소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거래소가 지난해 기업들의 이익감소폭을 감안해 추정한 2006회계연도 상장사 전체 배당총액은 7조4589억원으로 전년(9조8882억원)보다 24.5%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상장사 배당총액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2년째다. 상장사 배당총액은 2004년까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다 2005년 소폭 감소한 이후 지난해에는 대폭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과 그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배당을 한다. 특정 해에 이익이 줄었더라도 한번 올린 배당은 낮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익잉여금을 떼어내 배당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환율 급락 등 경영환경 악화로 이익이 크게 감소한 데다 향후 이익 전망도 불투명하자 기업들은 불가피하게 배당 축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순이익이 전년 대비 35% 급감한 현대차의 경우 올초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배당금을 주당 1000원으로 작년(주당 1250원)보다 20% 줄였다. 이에 따라 배당총액도 전년도 3423억원에서 275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70% 가까이 줄어든 LG전자도 주당 배당금을 전년 1250원에서 750원으로 큰 폭으로 축소했고,작년 4분기 대규모 적자를 낸 삼성SDI는 배당금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주당 1500원의 배당을 받았던 삼성SDI 주주들은 올초 600원 배당에 만족해야 한다.

◆ 배당투자 매력도 줄어


상장사들의 배당 축소로 주식시장 전반의 배당투자 매력도 급속히 감퇴하고 있다. 주가는 과거보다 올라있는 반면 배당금은 줄어드니 배당투자에 따른 기대수익률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2003년 4.66%를 정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의 경우 배당총액은 늘었으나 배당총액 증가분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배당수익률이 낮아졌으며 2005년부터는 배당총액마저 감소하면서 배당수익률이 격감하고 있다.

개별 기업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대형주 가운데 대표적인 고배당주인 KT의 경우 2005년 배당수익률은 7.09%에 달했으나 2006년에는 4.1%로 줄어들었다. 중소형 고배당주였던 동서산업도 배당수익률이 1년 새 7.1%에서 5.0%로 감소했다.

정종태·김진수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