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가 불투명한 열린우리당의 후임 당의장에 정세균(丁世均) 의원 합의추대론이 무르익고 있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인선위원회는 금명간 회의를 소집해 정 의원을 2.14 전당대회에서 당 의장 후보로 추천키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당직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장 후보로 정 의원이 유일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돌발변수가 없는 한 정 의원이 의장으로 추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원내대표와 당의장을 역임했던 정 의원은 산업자원부 장관직을 마친 뒤 지난해 말 당에 복귀했다.

우리당은 전날 전.현직 지도부를 지낸 중진의원 가운데 김원기(金元基) 이해찬(李海瓚) 이용희(李龍熙) 장영달(張永達) 김한길 문희상(文喜相) 신기남(辛基南) 유재건(柳在乾) 이미경(李美卿) 의원 등 9명으로 인선위를 구성했다.

또한 인선위는 당 의장과 별도로 선출되는 4명의 최고위원에 대한 인선안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인선위는 일단 당내 각 계파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당을 지휘할 책임을 맡게 될 신임 의장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배분식으로 당 지도부를 구성할 경우 의장의 통솔력이 약화되는 만큼 신임 의장의 의중에 따라 최고위원 후보를 추대하자는 것.
당 관계자는 "현재 김근태(金槿泰) 의장도 계파안배식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 번번이 발목을 잡히는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또 다시 계파안배식으로 지도부를 구성할 경우 신임 의장의 행보가 제약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지역과 선수, 신구조화 등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웠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인선위는 최고위원 인선시 각 계파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정 의원의 의견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인선위 내부 문제 때문에 새 지도부 구성이 이번주를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전대 이전 탈당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한길 전 원내대표는 인선위원으로 위촉된데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원내대표측은 "인선위를 구성하면서 사전에 전혀 의논이 없었다"며 "특정인물을 위한 모양새 갖추기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