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에서 '분당급 탈당'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경 신당파 의원들이 2·14 전당대회 이전에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규모로 집단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집단 탈당 움직임은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원회 의장이 주도하고 있다.

최대 30∼40명의 의원들이 탈당에 동참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2월 초 의원 20∼30명과 함께 탈당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9일 중앙위원회가 끝난 뒤 줄곧 "당 해체를 명시하지 않는 전대는 '도로 열린우리당'에 그칠 것"이라며 '전대 무용론'을 제기해왔다.

당내에선 이미 김 전 원내대표의 탈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강래 노웅래 최용규 주승용 조일현 장경수 의원 등이 김 전 원내대표와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강 전 정책위 의장도 변제일 우제창 박상돈 의원 등과 전대 전 탈당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울타리 밖으로 나가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희망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탈당을 기정사실화한 뒤 "밖에서 울타리를 칠 때 대권후보라는 분들을 제외해야 한다"고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의 2선 후퇴를 주장했다.

여기에 먼저 탈당한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제종길 의원 등이 집단 탈당 대열에 합류할 인사들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탈당 시기를 이르면 4일,늦어도 10일 이전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부겸 송영길 정장선 조배숙 의원 등 재선의원 9명은 이날 1박2일 워크숍을 갖고 탈당문제를 논의했고 충청권 의원 10명도 오찬 모임을 갖고 동반 탈당문제를 조율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이 가세할 경우 탈당규모가 50명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단 탈당이 가시화되자 김근태 의장과 당 사수파는 저지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