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정부의 해외펀드 비과세 계획 발표 이후 신규 해외펀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기존 펀드의 해지나 신규 가입에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 주말부터 일본 증시의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프랭클린 템플턴 재팬 주식형 투자신탁'과 저평가된 전 세계 우량 주식에 투자하는`템플턴 글로벌 주식형 투자신탁', 세계 선도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PCA 글로벌리더스 주식형 투자신탁' 등 원화로 운영하는 해외펀드 3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다음달에는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3~4개 더 판매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이달 말부터 브릭스(BRICS) 지역에 투자하는 비과세 해외펀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5일부터 중국과 중화권 주식에 70%, 베트남 주식에 30% 비율로 투자하는 `월드 와이드 차이나.

베트남 주식형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은행들이 해외펀드 판매를 늘리는 것은 재정경제부의 해외투자 확대 방안에 따라 3년 동안 해외펀드 투자 수익이 비과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판매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비과세 해외펀드 판매 잔액은 25일 현재 2천81억3천만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308억5천만원 급증했고 국민은행도 34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6.3% 늘었다.

국내 운용사가 해외 주식에 원화로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물론 외국 운용사가 외화로 투자하는 역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가능성도 기대되자 역외펀드 판매를 확대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초 역외펀드인 해외 뮤추얼펀드 5종류를 판매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경부에서 역외펀드는 물론 해외펀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조건 등을 아직까지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과세 매력만을 보고 가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펀드는 재경부에서 검토중인 비과세 대상이기는 하나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더라도 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 수익이나 기타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또 비과세 혜택은 법 시행일 이후부터 받을 수 있으며 지금 가입하더라도 법 시행일 이전에 환매하면 과세 대상인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운용사에 대한 차별 등 과세 형평성 논란과 입법 소요 기간 등을 감안할 때 빨라야 3월부터 해외펀드 비과세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해외펀드 가입을 위해 기존 해외펀드를 성급히 환매하거나 역외펀드를 해지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