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신종 급여통장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증권사들의 CMA 잔고는 총 10조8천430억원으로 집계됐다.

CMA가 도입 3년 만에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는 급성장세를 보이며 인기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을 받자 증권사들도 앞다퉈 CMA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 CMA 10조원 시대 개막

2005년말 1조6천억원대에 불과하던 CMA 잔고는 작년 6월 2조원대로 늘어난 이후 성장세가 빨라져 작년 11월에는 7조원대에 육박했으며 급기야 올 들어 10조원대로 올라섰다.

계좌수도 2005년 말에는 49만6천602개에 불과했으나 작년 말에는 145만개로, 이달 26일에는 161만7천개로 증가했다.

CMA를 취급하는 증권사수 역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2005년 말에는 동양종금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화증권, 삼성증권, 교보증권, CJ투자증권 등 6곳에서만 판매했으나 현재는 모두 15개사가 CMA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아울러 굿모닝신한증권과 신영증권도 다음달 초에 CMA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대우증권 역시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동양종금증권의 CMA 잔고가 3조3천25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이 2조2천497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한화증권과 현대증권도 자체 집계 결과, CMA 계좌잔고가 최근 1조원대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말 국내에 도입돼 2004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취급되기 시작한 CMA는 은행 보통예금처럼 수시입출금과 이체 및 결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서 단기상품에 투자해 4%대의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투자 대상과 상품 특성 등에 따라 예금자 보호가 되는 종금사형과 실적배당형인 MMF(머니마켓펀드)형, 확정금리형인 RP(환매조건부채권)형 등으로 나뉘며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취급하고 있는 RP형의 잔고가 6조4천억원대로 가장 많다.

◇ 증권사 CMA 경쟁 가속화

이처럼 CMA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인기몰이를 하자 증권사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선 최근 동양종금증권과 SK증권, 한화증권이 CMA 금리를 0.05~0.1%포인트씩 올리는 등 금리인상에 발맞춰 증권사들도 잇따라 CMA 금리를 올리고 있다.

예치기간에 따라 금리가 변동하는 상품도 있으나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CMA에 연 4%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부가서비스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대표적인 부가서비스는 CMA 계좌에 소득공제를 비롯한 체크카드 기능을 결합한 CMA 체크카드.

삼성증권이 삼성카드와 연계해 내놓은 CMA 체크카드 상품은 항공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대증권-현대카드의 CMA 체크카드와 다음달초 출시 예정인 굿모닝신한증권-신한카드의 CMA 체크카드는 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 이를 현금으로 전환할 수도 있게 하고 있다.

또 현대증권의 CMA는 선불제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돼 있으며 한화증권은 주식담보 소액 자동대출 서비스를, SK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은 제휴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알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양종금증권은 휴대전화를 통해 CMA 거래 및 이체 등이 가능한 CMA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대부분의 증권사가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뱅킹과 은행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 면제 혜택도 영업외 시간에까지 확대하는 등 점점 혜택의 폭이 커지고 있다.

한편 CMA의 성장 여파는 은행권까지도 퍼져 국민은행의 '직장인우대 종합통장'과 신한은행의 '탑스직장인플랜', 하나은행의 '부자되는 월급통장' 등 각종 부가 서비스를 갖춘 진화된 급여통장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CMA로 갈아타려는 직장인 고객들을 붙잡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고미혜 기자 hojun@yna.co.kr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