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29일 취임하는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56)은 소탈하면서도 과묵한 성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평소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며,회의가 길어지면 김밥 등으로 저녁을 대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석에서도 자신의 얘기를 주장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주로 듣는 편"이라고 김 장관과 함께 근무한 재정경제부 관료들은 전한다.

덕분에 그는 골프를 하지 않으면서도 관계 학계 정계 재계 등 각 분야에서 폭넓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김관진 합참의장,우제항 열린우리당 의원,김정호 전 농림부 차관,김주현 전 행정자치부 차관 등과 절친한 사이다.

고교 친구들은 김 장관의 고등학생 시절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조용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었다"고 회고한다.

김 합참의장은 김 장관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재직할 때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등 40년 우정을 과시했다.

우 의원은 인사청문회때 안팎으로 상당한 도움을 줬다는 후문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70학번인 김 장관의 대학 동기들은 언론계와 학계 등에 많이 포진해 있다.

MBC의 간판 앵커인 엄기영 특임이사는 김 장관과 막역한 사이다.

엄 이사는 그가 산자부 장관에 내정되자 전화를 걸어 "친구의 장관 내정사실을 방송하게 돼 기쁘다"며 연락해 오기도 했다.

대학 동기들 중 오연천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양영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배규한 청소년개발원장 등은 이작까지도 김 장관과 허물없이 지내는 벗이다.

오 교수는 대학 시절 김 장관과 함께 밤늦게까지 행정고시를 준비한 사이였으며,김 장관과는 행시 17회 동기이기도 하다.

김 장관은 "오 교수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을 지냈고 총장 후보로도 추천받아 관료에서 교수로의 전업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소개했다.

장태평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은 김 장관의 대학 동기이며,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열린우리당 의원은 그의 2년 후배이다.

김 장관은 공직사회에 입문한 뒤 경제기획원 재경부 기획예산처 대통령비서실 등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답게 공무원 사회에서도 두터운 친분관계를 쌓았다.

그 중에서도 김광림 세명대 총장(전 재경부 차관),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배철호 국회 예산정책처장,권오룡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윤대희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임상규 국무조정실장,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김 장관과 가깝게 지내는 동료들이다.

특히 노 장관은 김 장관과 주말에 테니스를 즐기는 사이이기도 하다.

김 장관은 경제부처에서 일하는 동안 전윤철 감사원장,진념 전 재경부 장관,이석채 전 정통부 장관,한이헌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원장 등의 기라성같은 선배들로부터 공무원으로서의 자세와 일하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거시경제 부처에서 주로 근무하다 보니 재계 인사와는 직접적 교분을 가질 기회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1980년대 초반 미국 유학시절 사귄 재계 인사,경영자로 변신한 경제관료 등과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구본준 LG상사 부회장,박종섭 전 하이닉스 사장,김사홍 뉴욕은행 서울지점 부사장,강대형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은 김 장관과 함께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했다.

또 예산실에서 함께 근무하다가 민간으로 나간 정지택 두산산업개발 사장과는 서로 언제든 전화를 걸어 고충을 토로할 수 있는 사이다.

학계에선 오 서울대 교수와 함께 안문석 고려대 부총장(행정학과 교수)이 김 장관의 자문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안 교수와는 국민의 정부 시절 김 장관과 함께 전자정부추진위원회 일을 함께 한 이래 꾸준히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언론계에도 고등학교 후배인 이장규 시사미디어 대표 등 개인적으로 교분이 두터운 인사들이 적지 않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