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 불을 뿜고 있다.

하루에 한 개꼴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있고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은 기업도 이미 10개사를 넘어섰다.

경영권 프리미엄도 높아져 매매가격이 대부분 주가의 1.5∼2배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 하루 1개꼴로 최대주주 변경


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최대주주가 변경된 코스닥 기업은 19개사나 된다.

대략 하루에 1개꼴로 최대주주가 바뀐 셈이다.

이 중 단순 투자 목적의 해외 펀드나 개인이 최대주주가 된 사례를 제외하고 실제 경영권이 변동된 경우도 13건이나 된다.

지난해까지는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 기업의 상장사 인수가 많았지만 올해는 인수 주체나 매각 대상 기업이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날 최대주주인 한일시멘트가 보유 지분 전량을 미국 신용평가사인 피치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17일 퓨쳐비젼도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모회사인 트라이글로벌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과 퓨쳐비젼의 경영권을 김종민씨 등에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지그린텍은 김성우 진차일드브릿지 대표이사에게 경영권이 넘어갔고 동양크레디텍은 건설회사인 SJ공영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장외기업의 장내기업 인수 욕구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장내기업을 인수한 후 장외기업의 사업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거나 증자 등으로 자금을 조달,신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영자가 많다는 것이다.

M&A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선취매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코스닥 상장사의 프리미엄은 50억∼100억원에 달한다.

피치의 한국기업평가 인수가격은 주당 3만원이었다.

M&A설이 돌기 전 한국기업평가 주가가 1만6000∼1만7000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2배에 가까운 금액을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지불한 셈이다.

이지그린텍과 동양크레디텍도 주당 매각단가가 18일 종가에 비해 각각 122%,61%나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높아지자 테이크시스템처럼 지난해 상장된 업체들도 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 주가 급등락 주의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매각하는 기업은 성장성이 떨어지거나 수익성이 부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최대주주가 등장하게 되면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올 들어 경영권이 매각된 액티패스는 1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 변동이 거의 없던 삼원정밀도 디지탈파워에 인수되기 전에 주가가 2배나 급등했었다.

한국기업평가도 공시 전까지 5일 연속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하고는 경영권 변동 공시 후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M&A와 관련된 종목의 경우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