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의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에는 정몽구 회장이 실천해온 현장경영과 품질경영의 철학이 반영돼 있다.

현대·기아차의 신입사원들은 공장과 연구소는 물론 영업지점과 정비사업소 등 다양한 현장을 경험하면서 교육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현장경영과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라는 취지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특유의 조직력과 협동심,끈기를 함양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자동차가 2만개의 부품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영하 40도의 혹한과 영상 60도의 폭염을 모두 견뎌내야 하는 것처럼 어떤 조건에서도 동료들과 협력하면서 목표를 성취해내는 저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것이다.

철저한 현장교육

현대·기아차의 신입사원들은 교육기간 중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아차 광주공장을 방문한다.

향후 어느 부서에서 어떤 임무를 맡든 현장의 분위기와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알고 있는 것은 기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신입사원들은 공장에서 단순히 공장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돼 자동차 생산의 전 공정을 체험한다.

모든 문제의 해답을 현장에서 찾고자 하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신입사원들끼리 팀을 이뤄 영업현장을 돌며 자동차를 판매하는 실습도 한다.

신입사원들은 생산과 영업현장 실습을 통해 앞으로 수행할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한편 현장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경험을 한다.

신입사원들은 또 현대제철 등 계열사를 견학하면서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감각을 익힌다.

연구개발 분야의 신입사원들은 교육기간이 끝난 뒤 두 달간 AS 현장에서 별도의 현장교육을 받는다.

후견인제로 선후배 유대 다져

신입사원 간에 이해를 넓히고 조직력을 다질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문제를 동료 간의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미리 체험하게 하자는 취지다.

신입사원들은 교육기간에 팀별로 활동하면서 여러 가지 과제를 수행하고 자신들의 희망과 포부 등을 표현하는 뮤지컬 작품을 직접 만들어 공연한다.

또 동료 인터뷰 프로그램을 통해 상호 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해병대 극기훈련을 함께 하면서 동료애를 쌓는다.

현대차의 신입사원 교육에는 선배사원들도 함께 한다.

신입사원들이 회사 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하는 것을 돕는 한편 선·후배 간에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대리 1년차에서부터 과장 3년차에 속하는 직원들이 신입사원의 멘토로 나서는 후견인 제도다.

현대차는 이 제도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리더십과 책임감이 강한 직원을 멘토로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상담기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후견인과 피후견인은 6개월간 월 1회 이상 정기 모임과 수시 모임을 갖는 등 통상적인 회사 선·후배 사이 이상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한다.

현대차는 후견인 제도가 신입사원들이 조직 문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임으로써 회사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내도록 하는 데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는 대리 1~2년차 직원들이 연수원에 함께 들어가 신입사원의 고충 해소와 상담 역할을 맡는 '선배담임제'도 새로 도입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