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신드롬'이 다시 일 조짐이다.

연초부터 시작된 '창조경영' 드라이브에 재계는 물론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외신들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창조경영과 관련한 이 회장의 말 한 마디는 새로운 경영화두로 전파되고 있다.


이 회장 자신도 최근 대내외 활동폭을 부쩍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뉴욕-런던-두바이-요코하마를 돌며 경제계 전반에 창조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화두를 던진 데 이어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서 스포츠 외교활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1993년 LA-도쿄-프랑크푸르트-런던을 순회한 끝에 나온 '신경영' 선언이 삼성의 운명을 바꿔 놓았 듯이 요즘 이 회장의 바쁜 발걸음이 또다시 새로운 바람을 몰고올 분위기다.

마침 올해는 이 회장이 취임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1987년 11월19일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 회장은 '2세 경영자'에 따라붙는 세간의 우려를 말끔히 털어내고 삼성을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며 세계가 인정하는 기업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매출은 총 141조원으로 1987년의 13조5000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커졌다.

특히 수익력의 척도인 세전이익의 경우 2006년 14조2000억원으로 1987년(1900억원)의 75배에 달한다.

환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2004년(19조원)의 이익은 1987년에 비해 무려 100배나 늘었다.

또 1조원에 불과했던 그룹 계열사들의 주식 시가총액 역시 140배로 불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그룹 전체 임직원 수는 16만명에서 25만명으로 1.6배 늘어나는 데 그쳐 1인당 매출은 3억7500만원에서 56억4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회장이 1992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자 자동차 중공업 조선 중장비 상용차 등을 모두 합쳐야 일본의 히타치와 비슷하다"고 했던 히타치도 이제 삼성그룹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소니 역시 삼성전자에 '전자왕국'의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소니의 2005년 매출(연결기준)은 660억달러로 삼성전자(787억달러)에 크게 못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