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들의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부터 코스닥 업체들의 단골 자금조달 창구였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조건이 강화된 데다 금리마저 오름세여서 투자 지분 및 자사주 처분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업체가 늘고 있다.

○유동성 확보 위한 자산처분 잇따라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투자손실에도 불구하고 지분을 매각하는 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인피트론은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위디츠의 지분 전량(9.17%)을 41억원에 처분했다.

처분가는 4500원으로 지난 주말 5760원까지 오른 주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이다.

위디츠가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터라 인피트론이 급매도한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피트론 관계자는 "최근 인수를 결정한 휴림바이오셀과 카이맥스의 잔금을 지급하기 위해 위디츠 지분의 현금화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미디어도 인수한 지 6개월밖에 안된 비트윈 지분을 32억원의 손실을 보고 매각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비트윈 주식 115만주를 92억원에 취득했으나 올초 1차로 50만주를 28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 10일 잔여물량 65만주를 32억원에 매각했다.

결과적으로 35%가량의 투자손실을 본셈이다.

이에 앞서 그랜드포트도 지난해 12월 26억원을 투자해 물적분할한 넥스트지티브이 지분 전량을 현금확보 차원에서 최근 25억원에 매각했다.

○자금조달 악화일로

코스닥 업체들이 이처럼 앞다퉈 자산처분에 나선는 것은 자금조달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올해부터 1년 이내 주식으로 전환되는 해외CB와 BW는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되는 만큼 중소형 상장사의 채권 발행이 쉽지 않다.

전문 채권 인수투자사들이 대차거래가 불가능해져 인수를 꺼리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CB 발행은 1건에 그치고 있으며 BW까지 포함,총 5건에 불과하다.

아직 1월 영업일수가 절반가량 남아있지만 지난해 1월의 23건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3%대이던 BW,CB 발행 이자율도 최근 6∼9%까지 급등해 중장기적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이 안 좋은 업체들은 유상증자마저 쉽지 않다.

파로스이앤아이를 비롯 KDN스마텍 네오웨이브 등 실적악화 업체들의 유상증자 실패가 잇따르는 등 사실상 정상 자금조달 창구가 막혀 있는 상황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부 업체의 경우 사채를 끌어쓰는 사례가 있는 만큼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자금조달 양극화 현상이 우려되는 만큼 투자 대상 업체의 현금흐름과 증자방식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