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산업자원부 등 과천 경제부처는 9일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담화가 발표되자 향후 미칠 파장 등을 분석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경제부처 공무원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대통령이 개헌 관련담화를 발표한다고 알려진 데다 정치권에서 개헌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에 대통령의 개헌 제의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다만 개헌 논의가 장기적으로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대통령선거 북핵 등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올해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재경부 관계자는 "단임제의 문제점 등이 노출되면서 개헌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왔던 만큼 언젠가는 풀고 가야 할 문제였다"고 말했다.

재경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대통령 연임제가 이뤄지고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가 합쳐지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경제정책이 흔들리는 개연성도 줄어들어 연속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정치적 논의 때문에 기업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정치적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내수투자 활성화 등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경제부처 관계자는 "단임제 하에서 정권 말기가 되면 복지부동하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연임제로 개헌이 된다면 이런 부작용을 없애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과가에선 그러나 개헌에 대한 논의로 국민연금법,자본시장통합법,서비스업 경쟁력강화 대책 관련 법안 등의 처리가 지연될 수도 있어 일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치권의 관심이 개헌에 집중되면 '백가쟁명'식의 정책 발의가 줄어 경제부처 입장에서는 약간 편해지는 의미도 있다고 진단하는 등 시각이 제각각이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