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시무식장에서 소화기 분말을 뿌리고,윤여철 사장에게 폭력을 가했던 지난 3일 현대중공업 노조의 김성호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노조가 회사 발전을 위해 적극 동참하겠다"며 '상생의 노사관계'를 다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코오롱 노조가 조합원 95.4%의 찬성으로 민주노총에서 탈퇴했다.

코오롱 노조의 경우 1994년 민주노총에 가입한 후 매년 5000만원의 분담금을 내면서 다섯 차례 파업을 벌였지만 그 대가는 500여명의 대규모 정리해고뿐이었다.

한때 강성노조의 대명사로 통했던 노조들의 변신이 잇따르고 있다.

투쟁보다 회사발전이 고용안정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자각에서다.

상급단체의 지침에 따른 무분별한 파업이 개별 사업장의 조합원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대기업 노조에 대한 따가운 여론도 이 같은 변화에 한몫하고 있다.

2004년 7월 파업을 벌였던 GS칼텍스 노조는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7000만원에 이르고 골프장까지 딸린 사택을 회사로부터 제공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귀족 노조'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이 노조는 임금인상은커녕 8명 구속과 650여명 징계 회부라는 극심한 파업 후유증을 남긴 채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GM대우는 노사 간 신뢰구축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GM대우 노조는 옛 대우자동차가 GM에 인수되면서 회사측과 맺은 '무분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