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미국의 '블랙먼데이'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사전 경고한 것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가 "글로벌 증시를 비롯한 세계 자산시장이 앞으로 수개월 안에 심각한 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특히 "지난 5년 동안 선진국 증시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여온 이머징 마켓의 증시가 3개월 안에 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금과 유가는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버는 1987년 뉴욕증시의 블랙먼데이를 앞두고 고객들에게 보유 주식을 현금화할 것을 권유했었다.

이어 1990년의 일본경제 거품 붕괴와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도 사전 경고했다.

이로 인해 그에겐 '비관적 사태를 미리 알아맞히는 사람'이라는 뜻의 '닥터 둠 앤드 글룸(Dr. Doom and Gloom)' 또는 '닥터 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런 파버가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수개월 안에 모든 자산시장에 '심각한 조정(severe correction)'이 있을 것"이라며 "투자 자산을 매도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채권 주식 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 전 분야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가격이 정점에 달했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두가 공황 상태에 빠져 매도에 나설 때는 매수해야 하지만 사려고 덤빌 때는 자산을 현금화해야 한다"며 "나는 현재 매수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소비자 물가가 오르고 결국 자산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파버는 특히 "이머징 마켓은 지난 5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해 왔다"며 "앞으로 3개월 안에 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국 인도 및 태국 주식의 매수엔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러시아 증시는 작년 75% 상승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지수인 항셍중국기업지수도 94%나 뛰었다.

인도 증시도 지난 5년간 4배 이상 올랐다.

그러나 싱가포르 증시는 아직 고평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베트남 증시는 엄청난 경제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에 대해선 상승세가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2001년 금을 사라고 권고한 것으로 유명한 파버는 금과 유가에 대해선 강세를 점쳤다.

그는 "금 공급이 줄어들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수요는 계속 늘어 금값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또한 중동의 정정불안 등으로 글로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 마크 파버는 … >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신흥시장 투자에 있어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는 펀드운용 및 투자자문 회사 마크파버 리미티드의 창립자 겸 회장으로,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기업과 금융회사,그리고 영향력 있는 거액의 개인투자자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