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을 받아줄 매수 주체의 부족으로 코스피가 사흘간 급락했다. 주가는 지난 1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다시 1390선을 밑돌면서 1월 효과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1년에 한번 주식을 사는 투자자라면 1300선대가 오히려 매력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하락 우려와 과세정책이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으나 무엇보다도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부담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 프로그램 순매수 차익잔고가 6300억원 이상 감소했지만 순차익 잔고 수위가 3.8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주가 조정이 끝났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매물을 받아줄 주체가 등장하거나 경기, 기업이익과 관련된 기대치가 개선될 경우 주가 하락이 매우 미약하거나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팀장은 “작년 시가총액 회전율(거래대금 합계/평균 시가총액)이 125%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는데, 이는 주식을 한번 사면 1년을 보유한다는 의미”라면서 “1월 초순 경험하고 있는 주가하락이 상당히 좋은 진입 시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4분기 실적이 초기 추정치보다 낮아진다 해도 추세적인 회복 기조임에 분명하고, 경기지표 회복 모멘텀이 강해질 1분기부터 이익 예상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실적 발표가 프로그램 매물에 흔들리는 주가를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도 “가격 메리트가 부각됨에 따라 기관의 저가 매수의 입질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외국인의 선물매도도 경험상 반전 시기가 다가왔다”며 “프로그램 매도는 더 나올 것으로 보이나 주가 충격은 지금까지와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익매수잔고가 작년에 청산되지 못하고 넘어왔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도는 연초 한번은 맞아야 할 ‘매’ 였다며, 청산 과정의 충격은 크지만 패닉에 빠져야 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1350~1380선은 매도보다는 매수로 대응해야 할 영역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상당폭 하락해 실적 부담감도 많이 완화됐다”면서 “실적 호전이 예상됨에도 덩달아 주가가 하락한 종목에 대해서는 주 초반부터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