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시무식장 난동을 현장에서 지켜봐야 했던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노조의 '막가파식 투쟁'에 대해 울분을 토해냈다.

5일 전국 지점장과 대리점 소장 등 1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07년 판매촉진대회'에 참석,노조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선 것.

김 부회장은 이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참 잘못됐다" "걱정이 태산같다"는 표현을 써가며 노조의 비민주적 행태를 질타했다.

그는 "환율급락 등으로 회사가 큰 어려움을 맞았는데 연초부터 이렇게 극렬하고 강경한 투쟁을 하는 것은 참 잘못됐다"고 혀를 찼다.

또 "연초를 맞아 새로운 각오로 뛰어보자는 자리였는데 성과금 문제로 시무식을 방해하다니… 한솥밥을 먹는 식구끼리 이해가 되지 않는 행위"라고 섭섭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성과금 100% 지급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임금협상을 마치면서 연간 사업목표를 달성하면 150%의 성과금을 주고 목표에 미달하면 차등지급토록 합의했다"며 "작년 11,12월 두 달간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반대다 뭐다 해서 노조가 정치 파업에 10차례나 참가해 목표량을 1만8000대 못 채운 만큼 성과금을 100%만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노조의 파업으로 겪은 고충도 거침없이 토로했다.

김 부회장은 "잘 나가는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어서 한 대라도 더 생산해야 할 판인데 노조가 생산 차질을 빚어놓고 시무식서 난동부리는 게 같은 식구로서 할 일이냐"고 반문했다.

노조에 무분규 선언도 요구했다.

그는 "환율급락 등 최근의 경영 악재는 회사의 존망이 걸린 문제로 노조라고 해서 남의 일로 여기면 안된다"면서 "노사 안정과 화합은 회사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는 점을 모든 임직원이 명심해야 한다"는 당부로 연설을 끝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