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는 회사나 조합원이 아닌 소수의 활동가들만을 위한 노동운동을 하고 있다."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내걸고 출범한 현대자동차 신노동연합회(신노련)의 서중석 대표는 5일 "조합원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자신들의 권력 다툼에만 몰두하는 노동운동이 최근의 시무식 폭력사태를 낳았다"며 현대차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서 대표는 "설령 목적이 정당한 것이라 하더라도 폭력을 동원하는 것은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노조의 새 집행부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앞두고 내부 분파 간에 벌어지고 있는 선명성 경쟁이 이번 폭력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회사나 조합원들을 위한 것이기보다는 노조 내에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그는 또 "노조는 성과급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노조 창립기념품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해 드러났던 자신들의 비리를 덮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87년 현대차 노조가 설립될 때 초대 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서 대표는 "당시엔 노조가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활동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은 누군가가 노조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내면 곧바로 '어용'이나 '회사의 앞잡이'로 매도당할 정도로 노조가 독단적인 조직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재 서 대표가 이끌고 있는 신노련은 130명의 근로자들을 회원으로 확보하면서 세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최근 신노련은 노조의 활동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통해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 지지를 얻어가고 있다.

서 대표는 다음 달에 있을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독자 후보를 출마시켜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실천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신노련이 노조 선거에서 이긴다면 정치파업 등 극단적인 투쟁을 자제하고 노조가 먼저 한 발 물러남으로써 사측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