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새해 새포부] (1) 강정원 국민은행장‥"해외 진출로 승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해부터 해외 진출 기회 포착에 본격적으로 나서 2~3년 후에는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영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수장인 강정원 행장의 올해 화두는 해외 진출을 통한 미래 수익 역량 강화다.
서울 여의도 본점 12층에 있는 행장실의 뒤쪽 벽면이 세계지도로 덮여 있는 데서도 강 행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집무실 옆 접견실에도 강 행장이 직접 사온 인도 지도와 아프리카 지도를 형상화한 목조(木彫),지구본 등이 있다.
그는 "지금까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어느 정도 끝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실제로 그는 취임 이후 'Mr.스탠더드'라는 별명답게 '글로벌 스탠더드'와 '베스트 프랙티스'라는 기치를 내걸고 소리없이 국민은행을 바꿔나갔다.
2004년 행장으로 취임한 뒤 100일 만에 옛 국민은행.주택은행.국민카드 등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나뉘었던 노조를 통합시켰다. 지난해엔 2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금융권 최초로 당기순이익 '2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3월 금융권을 뜨겁게 달궜던 외환은행 인수전에선 하나금융을 물리치고 승리를 안았다. 지난해 9월엔 영업 심사 업무 등 3권을 분립한 '개인영업점 업무분리(SOD) 시스템'을 도입,은행 창구의 풍경마저 글로벌 스탠더드로 바꿔 놓았다. 만년 꼴찌권이던 고객서비스 만족도 역시 수위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그의 쾌속행진은 지난해 11월 급제동이 걸렸다. 론스타가 전격적으로 외환은행 매각 계약의 파기를 선언,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된 것이다. 이로 인해 그의 리더십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강 행장이 '해외 진출'이란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장기적으로 국민은행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성장한다는 방침"이라고 들려줬다.
국민은행의 해외 진출 전략은 그의 성격대로 '호시우보'(虎視牛步)다. 호랑이처럼 매섭게 현실을 직시하며 소처럼 우직하게 걸어간다는 뜻이다. 그는 "인수합병(M&A)과 같은 급격한 시장 공략은 가능한 한 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환은행 인수를 향한 그의 의지가 꺾인 것은 아니다. 그는 "1년간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고생했는데 다시 매물로 나오면 안 볼 이유가 없다"며 "인수 본계약까지 맺었던 만큼 론스타가 보기에 국민은행은 가장 준비가 잘 돼 있는 매수 후보자로 생각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행장은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주저없이 '리스크(위험) 관리'를 꼽았다. 세계 경기 및 국내 실물경제의 성장 둔화로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라는 진단에서다. 그는 "지난해 같은 은행권의 외형 경쟁이 올해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내실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해외진출을 포함한 신사업 분야에서 블루오션을 찾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내년 영업 전략은 '관리 속의 성장'이다. 그는 "국민은행은 내년에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 시장에서 시장의 평균적 성장을 달성하고 개인신용대출과 소호대출 카드론 부문에서는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들려줬다.
강 행장은 국민은행의 증권사 등 금융사 인수설과 관련,"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지분매각에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고려해본 적이 전혀 없다"며 "증권사 인수설도 구체적인 인수대상을 정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강 행장의 3년 임기는 올 11월로 만료된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10년 후에도 대한민국 대표은행이라는 '10년 대계의 꿈'을 위한 기반을 계속 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국민은행을 반석 위에 확실히 올려 놓은 뒤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수장인 강정원 행장의 올해 화두는 해외 진출을 통한 미래 수익 역량 강화다.
서울 여의도 본점 12층에 있는 행장실의 뒤쪽 벽면이 세계지도로 덮여 있는 데서도 강 행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집무실 옆 접견실에도 강 행장이 직접 사온 인도 지도와 아프리카 지도를 형상화한 목조(木彫),지구본 등이 있다.
그는 "지금까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어느 정도 끝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실제로 그는 취임 이후 'Mr.스탠더드'라는 별명답게 '글로벌 스탠더드'와 '베스트 프랙티스'라는 기치를 내걸고 소리없이 국민은행을 바꿔나갔다.
2004년 행장으로 취임한 뒤 100일 만에 옛 국민은행.주택은행.국민카드 등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나뉘었던 노조를 통합시켰다. 지난해엔 2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금융권 최초로 당기순이익 '2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3월 금융권을 뜨겁게 달궜던 외환은행 인수전에선 하나금융을 물리치고 승리를 안았다. 지난해 9월엔 영업 심사 업무 등 3권을 분립한 '개인영업점 업무분리(SOD) 시스템'을 도입,은행 창구의 풍경마저 글로벌 스탠더드로 바꿔 놓았다. 만년 꼴찌권이던 고객서비스 만족도 역시 수위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그의 쾌속행진은 지난해 11월 급제동이 걸렸다. 론스타가 전격적으로 외환은행 매각 계약의 파기를 선언,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된 것이다. 이로 인해 그의 리더십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강 행장이 '해외 진출'이란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장기적으로 국민은행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성장한다는 방침"이라고 들려줬다.
국민은행의 해외 진출 전략은 그의 성격대로 '호시우보'(虎視牛步)다. 호랑이처럼 매섭게 현실을 직시하며 소처럼 우직하게 걸어간다는 뜻이다. 그는 "인수합병(M&A)과 같은 급격한 시장 공략은 가능한 한 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환은행 인수를 향한 그의 의지가 꺾인 것은 아니다. 그는 "1년간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고생했는데 다시 매물로 나오면 안 볼 이유가 없다"며 "인수 본계약까지 맺었던 만큼 론스타가 보기에 국민은행은 가장 준비가 잘 돼 있는 매수 후보자로 생각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행장은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주저없이 '리스크(위험) 관리'를 꼽았다. 세계 경기 및 국내 실물경제의 성장 둔화로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라는 진단에서다. 그는 "지난해 같은 은행권의 외형 경쟁이 올해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내실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해외진출을 포함한 신사업 분야에서 블루오션을 찾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내년 영업 전략은 '관리 속의 성장'이다. 그는 "국민은행은 내년에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 시장에서 시장의 평균적 성장을 달성하고 개인신용대출과 소호대출 카드론 부문에서는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들려줬다.
강 행장은 국민은행의 증권사 등 금융사 인수설과 관련,"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지분매각에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고려해본 적이 전혀 없다"며 "증권사 인수설도 구체적인 인수대상을 정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강 행장의 3년 임기는 올 11월로 만료된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10년 후에도 대한민국 대표은행이라는 '10년 대계의 꿈'을 위한 기반을 계속 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국민은행을 반석 위에 확실히 올려 놓은 뒤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