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장기 보유를 유도하기 위해 '주주 우대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29일 금년 9월 말 현재 전체 상장사의 26.1%에 달하는 1008개사가 주주 우대 제도를 시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0년 전 389사에 비해 2.6배나 늘어난 수준으로 상장사들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응해 우호적인 개인 주주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소매업 및 식품 업체들이 주주 우대 제도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회사는 자사가 생산 중인 식음료 상품권이나 주주 한정 비매품 등을 제공해 주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명 맥주 업체인 기린맥주는 주류와 주스를 넣어 만든 선물세트와 축구 대표팀 유니폼 셔츠 등을 주주에게 지급했다.

다카라토미는 회사 로고가 들어간 미니카 등을 기념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자사 상품 제공이 어려운 기업들은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였다.

스즈키는 자동차 생산 공장이 있는 헝가리의 명물인 꿀과 잼으로 만든 선물 세트를 나눠주고 있다.

악기 메이커 야마하는 악기를 빌릴 때 사용 가능한 무료 이용권 등을 지급했다.

게이세이전철은 1만주 이상 주식을 3년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 전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회수권을 배포 중이다.

인터넷 증권사인 '컴닷컴'처럼 장기 보유자에게 주식 매매 위탁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회사도 있다.

상장사들이 주주들에게 선물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은 최근 외국계 투자펀드를 중심으로 적대적 기업인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와증권 관계자는 "내년부터 외국기업들이 삼각합병 방식을 이용해 일본 회사를 인수할 수 있게 돼 주주 우대 제도를 도입하는 상장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