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미국경제 전망은 '소프트 랜딩(Soft Landing·경기 연착륙)'으로 요약된다.

경기의 둔화세가 완만하게 이어지겠지만 경기후퇴나 침체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특히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나아져 부진에서 탈출하는 기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주택경기는 단기간에 바닥에서 헤어나긴 힘들겠지만 침체를 멈추고 바닥 탈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은 안정세를 보이고 기업순이익은 9% 이상 늘어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증시는 강세를 띨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월가의 12개 주요 투자은행들은 새해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연평균 2.5%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가 2.9%로 가장 높게,메릴린치가 1.9%로 가장 낮게 전망했다.

다소 편차는 있지만 역시 2%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는 미국의 잠재성장률(3%)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의 경기 후퇴나 침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새해 미국 경기에 대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관건인 주택경기의 둔화 속도가 크게 완화된 데다 국제 유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경기 침체는 GDP 성장률에 70% 이상을 기여하는 민간소비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큰 변수로 꼽혀왔다.

실제 주택경기는 작년 3분기 성장률을 1.16%포인트 갉아먹었다.

주택경기 둔화가 이어지면 성장률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주택경기는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추가 하향세를 멈춘 것으로 보인다.

비록 바닥에서 언제 탈출할지는 모르지만 바닥에는 다다랐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런 만큼 경기 및 소비심리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엔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개인 소득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여 소비가 급속히 위축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바로 경기 연착륙을 예상하는 근거다.

새해에는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12개 투자은행의 분기별 평균 전망치는 △1분기 2.5% △2분기 2.5% △3분기 2.6% △4분기 2.8% 등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평균 2.1%(전망치)로 작년(3.3% 수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도 연간 4.8%로 안정될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관심의 초점인 기준금리의 경우 새해에 내릴 것이란 전망이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보다 약간 우세하다.

그러나 경기 연착륙 기조가 완연하면 금리는 상당기간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들 투자은행은 내년 미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S&P500지수 전망치는 평균 1533.작년 말에 비해 9%가량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2000년 3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1527.46을 웃도는 것이다.

S&P지수는 다우지수와 함께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