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통합신당파와 당 사수파가 당의 진로를 놓고 27일 정면 격돌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 워크숍을 열고 당의 진로에 대한 합의 도출을 시도했지만 신당파와 당 사수파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진통을 겪었다.

이번 워크숍의 최대 쟁점은 통합신당 창당의 당위성 여부와 내년 초 개최될 전당대회 성격 및 의제,당헌·당규개정 문제 등이었다.

의원들은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을 통한 정권 재창출'이라는 명제에는 의견 일치를 봤다.

하지만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의 성격,통합수임기구 구성 안건의 전대 상정 여부 등을 둘러싸고 극심한 마찰을 빚었다.

김근태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당의 진로와 관련해 비대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것은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이라며 "오늘 워크숍에서 경로,방식,시기,주체문제에 대해 의견이 모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선 통합신당파는 이번 워크숍에서 통합신당 창당 일정에 합의하고,통합수임기구 구성 등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목희 위원장은 발제문에서 "신중도 개혁을 노선으로 한 신당을 만들어 평화 번영 통합의 선진한국이라는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신당의 모델을 제시한 뒤 "열린우리당의 새로운 노선과 비전에 대한 원칙을 정립하고 전대 준비위를 통해 구체적인 것을 합의·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종석 의원은 "통합신당은 민심을 돌릴 수 있는 정치의 순리다.

중도세력 통합,사회경제적 정의,한반도 평화 등의 시대정신을 올바로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형일 의원도 "진정으로 합의가 안 된다면 이젠 합의이혼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당 사수파는 신당파가 주장하는 통합신당은 '지역정당'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면서 통합수임기구 구성을 위한 전대 개최에 반대했다.

친노그룹인 '참여정치실천연대' 김형주 의원은 "민주당과 고건 전 총리,열린우리당 등 세 집단만의 통합은 소(小)통합에 불과하다"며 "열린우리당이 명실상부한 대통합의 길로 가려면 정상적인 전대를 통해 질서정연한 외연확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상 유인태 배기선 의원 등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중재파는 신당파와 사수파 사이에서 최대한 절충을 시도했지만 양측의 뚜렷한 입장차이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은 박병석 의원이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보고하고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이 전당대회와 관련된 그간의 주요 논의 내용을 발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양형일 김형주 오영식 임종석 의원 등 각 정파를 대표하는 의원 4명이 지정 토론에 나섰고,개별 의원들의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