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신임 통일부 장관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명패가 없다.

"내 방에 들어오는 사람이 내 이름을 모르겠느냐"며 명패를 두지 말라고 이 장관이 지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취임한 이 장관이 고위직 관료의 상징인 명패를 없애는 등 탈 권위주의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생색 내기가 아니다.

그는 성공회대 총장과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명패를 두지 않았던 것으로 알져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장관실 문은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와 격의 없이 대화하자고 이 장관이 간부들에게 말하곤 한다"며 "관례화된 것이기는 하지만 명패가 권위적으로 비쳐질 수 있어 의사소통에 방해가 된다고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또 종무식을 본부별로 재량껏 하도록 간소화했다.

그동안 종무식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와 삼청동 회담사무국,남대문 개성공단지원단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통일부 직원들이 수유리 통일교육원에 모여서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연말에 길도 많이 막히는데 굳이 종무식을 위해 번거롭게 한 곳에 모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가장 창의적인 종무식을 갖는 본부에 포상도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시무식도 이 장관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신년사를 보내는 것으로 갈음하고 종무식과 비슷하게 본부별로 간소하게 치른다는 방침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