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조선업종 기상도는 '매우 맑음'이다.

조선업종은 과거에 수주한 물량이 나중에 매출과 이익으로 실현되는 전형적인 수주산업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최근 수년 동안 수주량과 수주잔량에서 모두 부동의 세계 1위 입지를 다진 결과 2007년은 물론 2008년까지 매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의 영업은 한마디로 탁월했다.

금액기준으로 현대중공업 등 국내 7대 조선사는 2006년 한햇동안 512억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366억4000만달러)보다 무려 4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전문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우리 조선업계는 2006년11월말 현재 수주량은 40.4%,수주잔량은 37.2%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국제 선박가격(선가)이 2006년 재차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이중 선체구조 의무화,이중 연료탱크 기준 등 각종 선박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세계 선박 발주 시장이 급팽창했기 때문이다.

세계 선박 발주 규모는 2002년 3450만GT에서 2003~2005년 평균 7200만GT로 늘어난 뒤 작년에는 8000만GT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을 앞도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LNG(액화천연가스)선,초대형 유조선,초대형 컨테이너선,해양플랜트 등 경쟁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집중 수주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가수주 물량 건조가 본격화되면서 2007년에는 국내 조선업종 평균 영업이익률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07년 이후 조선시황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급등)한 가운데,2007년부터 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세계 선박 발주량마저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조선업체의 실적은 2009년께를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해 2007년 신규 수주분이 실적에 반영되는 2010년께부터는 둔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조선업은 당분간 '황금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경제 발전으로 세계 물동량이 최근 수년간 두자릿수 증가하면서 선박 수요도 탄탄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고유가로 인해 해양 유전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중연료탱크 규정 등에 의한 선박 선체 교체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업체별로 3년~3년반 정도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어 수주 시점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선가 하락을 제어하는 게 가능하다"며 "2007년에 급격한 선가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