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에서 '홀릭'이란 호프집을 하고 있는 김순예(46)라고 합니다. 원래 성남시 하대원동에서 '고향식당'이란 상호로 생선조림 전문점을 해서 꽤 유명했어요. 15년 이상 음식점 장사를 하다 보니 단골도 많이 생겼고요. 그러다가 2005년 7월 지금 하고 있는 주점 건물 1,2층을 융자를 끼고 사들인 게 화근이었죠.2층은 임대를 주고,1층은 지난 6월부터 주점으로 영업에 들어갔습니다.

6개월간 장사를 하다 보니까 손님들이 20대로 국한되는 느낌입니다. 바로 옆 나이트클럽(국빈관)에 오는 20대 남녀 손님들이 대부분인 겁니다.그것도 오전 5~7시에 몰려와요.오후 5시에 가게 문을 열어 밤새 한산하다 아침에 반짝 매출을 올리는 거지요. 매출은 평일 30만원,주말 60만원으로 한 달에 1000만원 남짓이에요. 은행 빚 갚는 데 400만원,인건비 150만원,술과 안주 재료비 300만원,점포운영비 150만원 등을 제하면 사실상 적자 행진을 계속하는 셈입니다. 가게를 처분하는 게 좋을까요,아니면 매장을 확 바꿔 다시 도전해 볼까요,조언을 부탁합니다.



상권과 입지는

문) 상권과 입지는 어떤가요?

답)
가게는 지하철 8호선 수진역 이면도로변에 있는 '국빈관' 나이트클럽 바로 옆 건물입니다.

수진역과 가깝지만 대로변에 있지 않고 동선이 끊어지므로 역세권으로 분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주택가 상권으로 보기도 힘듭니다.

이 상권에 손님이 모이는 원동력은 나이트클럽입니다.

성남 서울 분당 용인 일대에 사는 20대들이 주로 택시를 이용,이 클럽을 찾아오므로 이곳은 뜨내기 손님을 건지는 곳이 아니라 철저한 '목적구매형 야간 상권'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가게를 중심으로 반경 100m 이내에 음식점과 주점은 모두 26개이며 업종으로는 고깃집과 치킨·호프집이 가장 많습니다.

낮 시간대 유동인구는 거의 없는 곳이며 나이트클럽이 활성화되는 밤 11시~오전 2시와 오전 5~7시에 활기를 띠는 상권입니다.

최근 성인게임장 단속으로 곳곳에 빈 매장이 많아 상권이 급속히 침체된 흔적이 역력합니다.

길 건너에 새로 공급되는 상가는 중장기적으로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겠지만 상가 완공 때까지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 투잡용 과다 ­… 타깃 고객층도 어정쩡 >

이 가게의 문제점은

문) 우리 가게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답)
문제점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우선 과도한 투자비용입니다.

모두 12억원을 들여 1,2층을 매입해 이자가 한 달에 400만원이나 발생하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게 앞 부지에 대형 신축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로 인해 2~3년간 고객 잠식과 상권 파괴도 예상됩니다.

바로 옆 나이트클럽이 활성화되면 고객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지나친 기대였습니다.

주변이 오피스 타운도 아니고,그렇다고 주거 밀집지역도 아니며 단지 소규모 유흥상권에 불과한 곳이어서 과다하게 투자할 만한 지역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가게 운영 시스템을 보면 우선 메뉴와 매장 구성의 초점이 어느 고객층에 맞춰져 있는지 혼란스러워 단골고객을 확보하기가 지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점심이나 저녁 매출은 전혀 기대할 수 없고 오로지 새벽 매출에 의존하는 운영 방식도 부실 요인입니다.

이러다 보니 점주가 의욕을 잃어 매출이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을 겪고 있습니다.

< 음식점ㆍ주점 겸하는 복합매장으로 변신을 >

개선방안

문) 이런 현실을 타개할 방법이 없을까요?

답)
어차피 팔리기 힘든 가게라면 혁신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20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테마형 카페로 가칭 '비보이 홀릭'을 만들어 보는 겁니다.

가게를 리모델링하는 것이지요.

비보이 홀릭의 테마는 댄스입니다.

라틴,발리,탱고,스포츠,비보이 댄스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들이 댄스 경연이나 댄스 발표회 등을 하며 음료와 식사,술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런 행사를 보러 오는 사람들을 자연스레 고객으로 만들어가는 영업전략이지요.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매장 형태를 공연하기 위한 무대와 고객 테이블로 구성하고,매장 전면의 유리문을 통유리로 해 바깥 행인들도 매장 내부가 훤히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본인이 힘들면 25세인 아들에게 맡겨 그들의 관념으로,그들의 느낌으로 가게를 운영하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점주는 메뉴 개발이나 주방,서빙,종업원 관리를 맡고 이벤트 개발과 진행은 아들에게 전담시키는 방안이 좋을 듯 싶습니다.

혁신적인 방법 외에 점진적인 방안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루를 몇 개의 시간대로 나눠 가게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이나 20대에 초점을 맞춘 타깃 마케팅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시간대별로 운영 방법을 달리하는 것입니다.

주차장을 끼고 있는 장점을 살리고 유동인구가 적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순한 호프집에서 음식점과 주점을 겸하는 복합 매장으로 변신을 검토해보라는 말씀입니다.

생선조림 식당 운영을 오래 했던 경험을 살려 점심시간에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식 메뉴를 팔고 저녁시간에는 15년간의 단골 고객을 중심으로 단체 모임이나 회식 장소를 할 만한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아울러 새벽시간에는 나이트클럽을 나와 술자리를 마무리할 수 있는 주점으로 만드는 전략입니다.

이렇게 하려면 매장 운영 방식을 세 가지로 구분,김순예 점주는 낮과 저녁시간대 식사와 단체모임 영업을 맡고 20대 새벽 손님은 이들을 상대하기 적합한 20,30대 점주를 따로 물색해 매장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끌어올려야 할 것입니다.

만약 이 같은 방식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나이트클럽과 제휴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어차피 상권 특성상 나이트클럽 손님 외에는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20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와 분위기,마케팅 수단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클럽 경영진과 협의,클럽에 가기 전 1차 식사 및 술자리 장소로 자리매김하거나 아니면 클럽에서 나온 뒤 들르는 3차 모임 장소로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클럽에서는 홀릭의 세트 메뉴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행,손님들에게 나눠주고 반대로 홀릭에서도 클럽 할인쿠폰을 배포하는 등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제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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