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정치권에선 '말 성찬'의 연속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와 여야에서 정치,부동산 등 각 분야에 걸쳐 하루가 멀다하고 '어록'을 만들어 냈다.

노 대통령은 2월26일 "임기 5년이 길게 느껴진다"는 소회로 집권 4년차의 문을 열었다.

여당이 5·31 지방선거에 참패했을 땐 "한두 번 선거로 나라가 잘되고 못 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9월 그리스 동포 간담회에선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로 "계속 시끄러운 소리 들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전효숙 헌재소장 지명을 철회하면서는 "대통령이 굴복한 것.임기를 다 마치지 않는 첫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피력했고,연말 '고건 전 총리 기용 실패'발언으로 정국은 발칵 뒤집혔다.

노 대통령이 사행성 오락게임인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도둑 맞으려니까 개도 안 짖는다"고 한탄하자,여야는 "개는 2004년부터 짖었다(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짖으려던 개에 재갈을 물린 것은 한나라당(열린우리당 이규의 부대변인)"이라며 공방을 벌였다.

5월 김병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세금폭탄,아직 멀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백만 전 홍보수석은 "지금 집 사면 낭패"라는 말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지방선거 참패 후 비상대책위 의장직을 맡으면서 "설사 독배를 마시는 일이 되더라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지방선거 유세 도중 얼굴에 자상을 입고 입원하고 있으면서 "대전은요?"라는 말 한마디로 압승을 이끄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해변가 놀러 온 사람들 같다"며 한나라당의 기강해이를 꼬집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