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별이 있으면 지는 별도 있게 마련이다.

2006년 정치인들의 명암도 크게 엇갈렸다.

국민의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으며 정치적 위상을 끌어올린 인물이 있는 반면 여러 가지 시련속에 어려운 한 해를 보낸 정치인도 적지 않았다.


○웃은 정치인=한나라당 대선주자 '빅3'가 대표적이다.

차기 대권을 향한 희망의 돛을 팽팽하게 조여가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이명박 전 서울시장,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그들이다.

지난 6월 대표에서 물러난 박 전 대표는 테러를 당하는 비운에도 불구,5·31 지방선거에서 사상 유례없는 전국적 승리를 이끌어내며 확고한 리더십과 특유의 대중적 카리스마를 입증했다.

이 전 서울시장은 지난 6월 시장직 퇴임 이후 꾸준한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2위 박 전 대표를 넉넉히 따돌리며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손 전 지사는 마의 벽으로 인식돼온 지지율 5% 선을 넘나들면서 2강체제를 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에 당선되며 일약 대중적 스타로 부상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도 '뜬별'이다.

두 사람 모두 차기나 차차기에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확실히 마련했다.

여권에선 사상 최초의 여성총리가 된 한명숙 의원을 꼽을 수 있다.

총리직을 무난히 수행하면서 대권후보 반열에 올랐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독설가로,정치인 중 가장 많은 '안티팬'을 보유했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미지 변신과 함께 국민연금개혁을 이뤄내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다.


○고전한 정치인='실세 총리'로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던 이해찬 전 총리는 못말리는 '골프 사랑'으로 결국 총리직에서 사퇴하는 비운을 겪었다.

비리 혐의 등으로 정치생명에 치명적 타격을 입은 정치인도 많았다.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5·31 지방선거와 관련,부인이 공천 헌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곤욕을 치렀다.

북핵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10월 슬그머니 의정활동을 시작했지만 도덕적 상처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인이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 수재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벌금 700만원,추징금 12만원을 선고받았다.

불법 경선자금 수수혐의로 금배지가 떨어진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호웅 전 의원에게도 올해는 최악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5·31 지방선거에 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도 시련의 시간을 보낸 사람들로 꼽힌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도 선거 패배로 낙마하는 아픔이 컸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