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국측 수석 대표는 19일 "협상이라는 게 주고받는 식으로 물꼬를 터야 하지 않느냐"며 미국이 무역구제 절차를 개선하면 자동차 세제나 의약품 분야에서 양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와 KBS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분야에서 서로의 요구 사항을 맞교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미측에 (자동차 의약품에서) 얻을 것을 기대한다면 미측도 (무역구제에서) 내놓을 것을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자동차는 내부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세제 개편의 경우 우리 업계에서도 (받아들이기에) 아주 어렵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약품과 관련해서도 "약가 문제가 쉽지는 않지만 외국의 수입 신약이 그동안도 들어온 만큼 개선 조치를 취하는 것이지 불가능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무역구제 관련 요구에 대해 "연말까지 미국측이 우리의 요구에 응답을 안해 주면 상당히 유감스러운 국면이 벌어질 것"이라며 "우리 기대에 맞는 결과가 반드시 있어야겠다"고 미측을 압박했다.

김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반송과 관련,"미국산 쇠고기에서 발견된 뼛조각 문제를 FTA에서 협상하고 싶지 않다"며 "검역과 방역의 문제는 굉장히 과학적인 근거가 필요하며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따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우리의 조치는 당당하며 미국측이 기술적인 협의를 요구해 온다면 피할 이유가 없다"면서 "한·미 FTA와 별개의 현안으로 전문가들이 다뤄야 할 사항"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한의사 자격 상호인정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시장 개방을 강하게 압박한 것은 아니다"며 "서로 자격을 인정하려면 교육의 질 등 동등성이 인정돼야 하는데 (미국 한의사는) 동등성에 많은 하자가 있다"고 한의사 자격 상호 인정에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