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한국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일본 사람들이 온라인게임에 한해서는 한국이 '세계 최고'라며 주저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듭니다."

NHN재팬의 천양현 대표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일본 내 위상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천 대표는 일본에서 20년 이상 살았지만 한국을 인정하는 말을 들은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자처해도 일본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일본이 한국 온라인게임만큼은 알아준다는 것이다.

천 대표는 "한국은 세계 어디서나 인정받는 온라인게임을 만들어낼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능가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한국 뿐이라는 것.그는 "그 유명한 WOW가 일본에는 진입조차 못했다"며 "일본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의미가 각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초 NHN 최고게임책임자(CGO)로 임명되자마자 서울 본사 집무실 옆방에 '글로벌 게임 현황실'을 만들었다.

이곳에선 NHN 진출 국가별 게임 서비스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동시접속자수,기간별 게임 매출,게임 뉴스 등이 실시간으로 뜬다.

천 대표는 2000년 NHN재팬을 설립한 이후 일본 온라인게임사에 '최초'로 기록될 일을 수없이 했다.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게임포털 서비스를 시작했고,일본 최초로 아바타를 판매하는 유료화 모델을 선보였다.

부분유료화(게임 무료,아바타 유료)와 게임포털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입증한 사람도 천 대표다.

그는 "게임은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콘텐츠이고 가장 유망한 분야 중 하나"라며 "저력있는 일본 게임 회사와 손을 잡고 세계 어디서나 사랑받는 '글로벌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