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철강·제지 등 소재 부문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일단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해외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제품을 만든 후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다.

업체별로도 내년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사안들이 있다.

철강 시장은 전체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업체별,품목별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철강 가격은 상반기 중 약세를 보이다 하반기 중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체 중 내년 가장 기대되는 업체들은 일관제철소 업체들.

최근 철강 부문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는 포스코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꼽히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열연강판이나 후판 등의 수급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게 장점으로 지적된다.

인도 일관제철소 건립과 M&A(인수·합병) 효과 등에 따른 외부 호재도 이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바오산강철이 내년 1분기 내수가격을 대부분 동결했다는 점도 이 회사에 긍정적이다.

현대제철은 내년 주택공급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신영증권 김지환 연구원은 "건설경기 회복과 중동 건설붐 등으로 철근과 형강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봉형강부문 매출은 올해보다 3.6% 증가한 4조5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증권사가 내년 당진 제철소 가동을 앞두고 재무부담을 우려하고 있지만 수급과 가격측면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냉연강판은 설비 증설 물량이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메리츠증권 신윤식 팀장은 "일관제철소 업체들은 원가를 절감할 여지가 큰 반면 냉연업체들은 설비 증설 물량이 많아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현대하이스코,동부제강,유니온스틸 등에는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지 부문도 경기 회복 기대감이 크다.

최근 골판지 종목들이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골판지 원지 가격 인상과 함께 내년 농수산물 포장이 의무화된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펄프가격은 올해보다 10% 안팎의 하락이 예상된다.

동양종금증권은 최근 "제지출하 동향과 재고증가율을 감안할 때 내년에 제지업종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점유율 1위인 한솔제지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밝혔다.

올 들어 소폭 개선추세를 보였던 석유화학 부문은 내년 큰 기대를 갖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중 업체들이 대규모 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내년에는 LG화학(석유화학사업부문),호남석유화학,한화석유화학,LG석유화학,LG화학 등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실적 악화로 EBITDA(법인세 차감전 순이익)가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라며 "투자 대상을 실적개선이 가능한 기업으로 선택 폭을 좁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