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에 따라 국내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따라 올리면서 HSBC 등 외국계은행들의 대출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외국계은행으로 대출고객이 쏠리는 현상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국내은행들의 금리인상 행진이 계속될 경우 규제를 덜 받는 외국계 은행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8일 각 은행들의 3개월변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교해보면 최저금리는 우리은행이 연 5.43%로 가장 낮다.

그러나 이는 20세 미만 3자녀 이상 둔 고객이 받는 0.5%포인트의 우대금리까지 감안한 경우로 일반적인 대출고객들의 금리는 연 5.93~6.03%대에 몰려있다.

국민은행은 6.0~6.1%,하나은행은 5.98~6.08%대가 대부분의 고객들이 대출받을 때 적용되는 금리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현재 대출금리가 5.75~6.75%지만 26일부터 가산금리를 0.1%포인트 올리기 때문에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그대로라도 금리는 5.85~6.85%로 높아진다.

현재 국내 은행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농협이다.

농협은 최저금리(6.03%)도 6%대가 넘는다.

반면 외국계인 HSBC은행의 대출금리는 5.46~5.83%로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인 데다 대출고객들의 평균금리도 5.67%로 가장 낮다.

최고 금리가 6%대 아래인 경우는 HSBC은행이 유일하다.

SC제일은행의 경우도 최저금리는 5.50%로 국내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SC제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9조6130억원에서 11월9일 17조3567억원까지 줄었지만 국내은행들이 정부 부동산담보대출의 직접적인 규제를 받으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7일 기준 대출잔액은 17조9535억원으로 12월 들어서만 1468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외국계은행들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은행들의 대출규제가 외국계 은행들에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