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두 회사간 지원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합병도 하지 않은 채로 본사 건물을 공동으로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본부 부서까지 통합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홍보, 재무기획,총무팀 등 대부분의 지원부서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제재가 취해진건 아니지만 공정위는 이를 부당지원이 아니냐는 지적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공정위 지적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가 '한지붕 두가족' 생활을 하는 것은 많게는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법인세 때문입니다.

지난 2004년까지 대규모 손실을 냈던 현대카드는 올해까지도 경상이익의 25%를 차감해주는 법인세감면혜택을 받게 됩니다.

올해 3분기말까지만으로도 법인세 감면 효과가 1백억원이 넘습니다.

올해들어 3분기까지 약 1천5백여원의 수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창립이래 쌓여온 결손금이(누적결손금) 1,654억원에 이르고 있어 올해말 기준으로도 법인세 감면은 확실시됩니다.

이는 회계용어로 소위 '법인세효과'라고도 하며 적자를 낸 기업에서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혜택인 셈입니다.

법인세 감면분을 제외하면 현대카드의 실질 순이익은 1,384억원으로 크게 줄어듭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3분기말 기준으로 이익금이 3700억원이나 쌓여 있습니다.

두 법인을 합병하면 이익잉영금이 생기기 때문에 법인세 감면 혜택은 없어집니다.

두 법인을 합병시킬 경우 3분기 (경상)이익 합산액이 5,000억원(현대카드 1,492억원+3,547억원) 이상이 되며 이에 대한 법인세 1,250억원 이상을 과세해야 합니다.

법인세부과액만큼 순익이 대폭 줄어드는 것은 물론 내년과 후년에도 기대할 수 있는 법인세효과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합니다.

또 자본참여자인 GE소비자금융의 경영목표를 달성하는데도 부담이 됩니다.

실제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GE소비자그룹의 경영목표는 자기자본이익률 (ROE) 20%수준으로 높은 수익을 요구하고 있어 천억원대 법인세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편 현대카드측은 "합병과 법인세는 관계가 없다"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와 감독당국의 시각은 다릅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합병하기전 일부 부서에 건물을 사용하도록 하는것에 대해서도 공정위 지적이 있었던 만큼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한지붕두가족' 생활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호성기자 h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