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경제대화'가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G-2(Group of 2)로 불리는 이들의 회담은 양국의 경제각료가 총출동하는 빅매치급의 최고위급 회담이다.

위안화가치의 빠른 상승이나 변동폭 확대,미국의 막대한 대중무역적자 개선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지만,회담 결과에 관계없이 만남 자체로도 벌써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담은 그동안 양국의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모든 이슈를 두고 창(미국)과 방패(중국)의 결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가장 칼을 갈고 있는 부분은 위안화의 환율이다.

벌써 양측의 장외설전이 뜨겁다.

미국측 좌장격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미국은 중국이 환율 조정의 속도를 늦추고 있는데 인내하기 어렵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이강저우 부행장보는 "환율은 주권의 문제"라며 언급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현재의 환율시스템은 충분히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어 환율변동폭을 넓히거나 이 제도를 없앨 이유가 없다며 미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현재 위안화 환율의 변동폭은 기준환율 대비 위아래 0.3%며 달러당 7.82위안 수준이다.

미국이 지난 12일 USTR(무역대표부)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난하자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미국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양국의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도 표면상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불공정 무역의 시정을 통해 무역흑자를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지만,중국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미국인들의 과소비와 미국의 첨단제품 수출규제 탓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1~10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1906억3000만달러로 작년의 한 해 대중적자 2016억6000만달러를 돌파할 조짐이다. 또 지식재산권 보호와 금융시장의 폭 넓은 개방을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지만 중국은 나름의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며 방어벽을 치고 있다.

미국 팀에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까지 가세했다. 폴슨이 이번 대화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민주당이 다수당인 의회로부터 비난을 살 공산이 크다. 하원의장으로 추대된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은 5년 전 중국의 WTO 가입을 반대했을 정도로 중국의 개방 속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