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LCD 업체들이 가격 담합 혐의로 한미일 3국의 공정거래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업황이 좋지 못한 LCD주들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과거 D램 업체들이 비슷한 혐의로 거액의 과징금을 지급키로 한 경험이 있단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를 놓고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LCD 업체들이 3~4년 뒤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받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13일 현대증권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에 부과될 수 있는 과징금 규모는 최소 4816억원에서 최대 9518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조사에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 등에서 단기적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전망이나 양사가 향후 조사결과에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JP모건증권도 "가격 담합이 사실로 드러나고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과징금 규모가 과거 D램 업계에 부과됐던 만큼은 아니겠지만 주가엔 부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맥쿼리증권은 이같은 우려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맥쿼리는 "가격 담합이 의심되는 2003~2004년의 LCD 패널가 인상은 5세대 설비 가동과 관련된 문제로 공급이 부족했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LG필립스LCD의 당시 시장 점유율이 가격을 통제하기에는 너무 작았었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맥쿼리는 "LG필립스LCD가 예상보다 빠르게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어 4분기 EBITDA 마진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밸류에이션상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는 평가다.

교보증권도 3분기를 저점으로 영업실적은 최악의 국면을 통과할 것이라며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대비해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JP모건은 과징금 부과시 대만 CMO 등 경쟁 업체들이 더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결론적으로는 오히려 반사 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 1시54분 현재 LG필립스LCD는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550원(2.13%) 내린 2만53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