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발목을 잡아도,내 갈 길은 가야 겠다."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최근 인수한 컬럼비안케미컬즈(CCC)의 미주 현지 본사 및 공장을 돌아보며 글로벌 현장경영을 본격화했다.

이 회장은 특히 브라질 공장의 대규모 확장을 위해 현지에서 이사회를 개최,공장 증설 방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이는 공정위가 최근 동양제철화학의 컬럼비안케미컬즈코리아(CCK·CCC의 한국 내 계열사) 인수에 대해 제동을 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이 회장이 직접 미주 현장경영에 나선 것이어서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동양제철화학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7일부터 CCC의 경영 상황 파악을 위해 장기 출장을 떠났다.

이 회장은 미국 CCC 본사 및 공장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보고받고 투자 확대 등 향후 경영 계획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미국 현지 방문에 이어 브라질 공장까지 찾아 설비 확장 방안을 결정한 후,오는 20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CCC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CCC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동양제철화학의 기술력이 결합할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제철화학이 인수한 CCC는 세계 3위의 미국 카본블랙 생산업체로 미국·캐나다·브라질 등 9개국에서 총 12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총 106만5000t에 달한다.

동양제철화학은 카본블랙 분야에서 세계 3위인 CCC를 인수,생산능력이 연산 130만t으로 증가해 단박에 세계 2위 수준으로 올라선 상태다.

이 회장은 미주 현지에서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일컬어지는 이회림 창업주의 아들답게 '송상'다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동양제철화학은 해외 현지 법인에 매월 본사 직원을 파견해 동양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편 동양제철화학은 최근 CCK의 계열사 편입에 대해 공정위가 기업결합심사에서 독과점으로 판정한 것에 불복,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만약 법원이 공정위의 손을 들어준다면,'한 개 법인이라도 지분 변동이 생길 시에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인수대금 차입계약서에 따라 동양제철화학의 CCC 인수·합병(M&A)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동양제철화학이 공정위의 시정 명령대로 CCC의 17개 법인 중 하나인 CCK의 지분을 팔면 지분 변동으로 인해 CCC 인수도 무효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로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가 무산되는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