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최대 경쟁자는 구글이 아닌 유튜브다.' 정보기술(IT) 업계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른 유튜브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구글의 성장에서 볼 수 있듯이 어물어물하다간 곳간을 내주는 일이 또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아무래도 동영상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거대 미디어 회사들이다.

미국의 4대 미디어 회사인 폭스,바이어콤,CBS,NBC 등은 유튜브에 대응하기 위한 동영상 사이트를 공동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도 저작권 침해를 시정하라며 유튜브에 강력한 경고장을 보냈다.

한편 컨버전스를 통해 미디어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통신회사는 유튜브와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어 관전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미국 4대 미디어 회사들은 각 사가 보유한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할 사이트를 공동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인터넷 동영상 광고 수익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동영상을 재생할 웹 비디오 플레이어를 만드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거대 미디어 회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유튜브가 자신들의 동영상 콘텐츠를 가지고 막대한 수익을 챙겨간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동영상 중 상당수는 물론 이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것이지만 TV 쇼프로그램 등이 무단으로 올라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뉴스코퍼레이션과 NBC 유니버설,바이어콤 등이 유튜브를 상대로 대대적인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했었다.

물론 이번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유튜브를 인수한 구글이 미디어 회사들 쪽에 동영상 사용 대가로 상당한 액수를 제안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폭스측에 향후 3년 동안 1억4000만달러의 콘텐츠 사용료를 주겠다고 밝혔다.

NBC와 CBS도 유튜브가 자신들의 일부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었다.

구글의 분열 전략에 메이저 미디어사들이 얼마나 단합력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일본 음악저작권연맹(JASRAC)도 최근 유튜브에 저작권을 침해하는 콘텐츠가 올라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보완하라고 강력 요구했다.

JASRAC는 일본 내 TV 방송사,엔터테인먼트 업체 등 23개 회사를 대표해 유튜브 공동 창업자인 채드 헐리,스티브 첸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급 우편과 이메일을 발송했다.

최종 답변 시한도 오는 15일로 못박았다.

유튜브는 얼마 전 일본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항의를 받고 관련 파일 3만개를 삭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JASRAC는 유튜브의 현재 시스템으로는 엄청난 분량의 불법 업로드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힘들다며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예방 시스템을 갖추라는 것이다.

물론 견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최대 CDMA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이달부터 휴대폰으로 유튜브의 비디오 파일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모바일 유튜브'로 불리는 이 서비스의 개시를 발판으로 휴대폰 미디어 서비스 가입률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튜브와 다른 이동통신사업자들 간의 계약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5년 2월 첫선을 보인 유튜브는 동영상 UCC(이용자 제작 콘텐츠) 붐을 선도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컴스코어 미디어 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 수는 721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엔 16억5000만달러에 구글에 매각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