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하나로 세계시장을 석권한 기업이 있다.

충북 증평군 증평읍 용강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유니더스(대표 김성훈)다.

이 회사는 1973년부터 30여년간 콘돔이라는 한 우물만을 팠다.

'당신은 우리를 필요로 합니다'(You need us)라는 뜻을 함축한 유니더스는 회사 이름 처럼 최상의 제품으로 국내외 시장을 개척해 세계적인 콘돔 생산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시장 개척으로 승부.. 점유율 30%'

콤돔 분야의 경우 유통량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유엔 산하기구 등이 구매처인 국제 입찰시장의 수출량을 토대로 대략적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추산할 수 있다.

유니더스는 2004년부터 국제 입찰시장 물량의 30% 이상을 공급함으로써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유니더스는 지난해 5월 중국에 연간 5억2천만개의 콘돔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다.

이로써 유니더스는 증평공장과 함께 연간 11억5천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춰 생산규모 면에서도 세계 3위에서 1위로 뛰어 오르며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유니더스가 '세계시장의 최강자'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시점은 1986년이다.

콘돔 시장의 '큰 손'격인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인구활동기금(UNFPA) 등에 콘돔을 수출할 수 있는, 국제 입찰시장 참가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이 회사 최상운 부사장은 "입찰시장에 참여하라는 UNFPA의 통보를 받았을 때의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며 "밤낮없이 일해온 직원들의 땀으로 '초우량 고객'을 확보하는 기회를 잡았다는 보람을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첫해에 2만개를 납품했던 입찰시장의 수출량이 20여년만에 5억개로 늘었다"며 "그동안 큰 시련 없이 성장을 계속해 2004년에는 매출 217억원, 경상이익 2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국제기구를 통해 수출된 유니더스 제품은 아프리카는 물론 북한까지 공급되는 등 현재 8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물론 유니더스 제품은 프랑스와 미국 등을 거점으로 유럽과 미주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수출되고 있다.

◆'미국기업을 도산위기로 몰아넣은 한국기업'

올해 초 미국의 한 유력 신문에 '한국 기업 때문에 미국의 콘돔업체가 도산위기에 처했다'는 기사가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지난해부터 개발도상국의 에이즈 예방 및 가족 계획용으로 구매하던 콘돔의 거래선을 미국기업에서 유니더스로 바꿨기 때문이다.

유니더스는 이미 10여년전부터 미국 관련 업체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최 부사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업체들로부터 공장견학 요청을 받아왔다"면서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기술력에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상호방문을 조건으로 공장을 보여주자 미국업체 관계자들은 최신 설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유니더스는 1997년 말부터 몰아닥친 외환위기 때에도 큰 시련을 겪지 않았다.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경영합리화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그동안 가동하던 청주공장을 과감하게 접고 1997년 증평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생산시설의 자동화와 인원감축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한발 앞선 대응으로 정작 외환위기가 닥친 이후에는 직원을 1명도 감축하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세계 1위의 키워드는 기술력과 가격경쟁'

유니더스의 성공신화는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때문에 가능했다.

최 부사장은 "우리제품의 품질은 미국의 110%, 후진국의 140% 수준이지만 가격은 미국의 80%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의 원천은 공장 내 모든 설비의 제작 뿐 아니라 유지.보수까지 자체 기술력으로 담당하며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는데 있다.

유니더스는 외국의 관련 회사들과는 달리 한 공정을 통해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최신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더스는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콘돔 제품 자체 뿐 아니라 관련 설비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그동안 푸에르토리코, 말레이시아, 이란, 인도, 베트남, 브라질 등에 자체 개발한 콘돔 설비를 수출했다.

품질관리도 엄격해 콘돔에 공기를 불어넣을 때 터지지 않고 견디는 공기압에 대한 국제기준이 18ℓ이지만 유니더스는 자체적으로 40ℓ를 합격품으로 판정하고 있다.

또 두차례에 걸쳐 모든 제품을 검사, 1개의 불량만 발견돼도 해당 생산라인의 제품을 전량 폐기하고 있다.

이 같은 품질관리로 웬만한 국가로부터 모두 품질인증을 획득해 놓고 있다.

기능성 콘돔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2004년에는 국내 최초로 콘돔 끝 부분에 국소마취 크림을 넣어 사정을 지연 시켜주는 '롱러브'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 부사장은 "매일 전쟁을 치르는 것 같은 국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큰 무기는 기술개발을 통한 고품질화와 원가경쟁력"이라며 "1위를 차지하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려운 만큼 새로운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평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b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