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매금융시장 완전 개방에 맞춰 이 시장 장악을 위한 외국 대형 금융회사들의 전방위 공략이 시작됐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개방 첫날인 11일 HSBC 씨티 등 8개 외자은행이 법인전환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법인으로 전환한 외자은행에 대해서만 중국 내 소매금융을 허용하고 있다.

법인전환을 신청한 외자은행은 HSBC와 씨티 외에 항성은행,동아시아은행,스탠다드차타드,싱가포르DBS,일본 미즈호은행,ABN암로은행 등이다.

중국 은감위는 이들 은행의 법인전환 신청을 검토,6개월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들 은행은 중국 본토의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업무를 포함,본격적인 소매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특히 중국 국내은행에 비해 점포망이 열악하다는 점을 감안,초기에는 선진기술을 활용한 인터넷뱅킹 및 카드업무 등을 중심으로 한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시행에 들어간 '외자은행 관리조례'와 '실시세칙'은 외자은행의 중국 내 위안화 영업을 위한 지역 및 고객제한을 해제하고 외자은행을 자국 은행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다.

그러나 10억위안(약 1200억원)의 자본금 규정을 충족시킨 법인에 대해서만 소매금융을 허용했다.

중국 은감위는 시장개방과 함께 예대비율(예금에 대한 대출비율) 75%,동일인 대출한도 자기자본의 10% 이내 등 소비자보호를 위한 감독규정도 엄격히 적용할 계획이다.

법인전환을 하지 않고 현재처럼 분행 형태로 남아 있을 경우 소매대출 업무는 불가능하다.

다만 예금업무는 100만위안(1억2000만원) 이상의 정기예금에 한해 허용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중국 금융시장에서의 외자계 은행 판도는 법인등록을 추진하는 HSBC,씨티 등 양대 다국적 금융회사와 나머지 소매금융에 경쟁력을 가진 6개 은행을 중심으로 짜여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계 은행의 경우 외환 우리 신한 기업 하나 등이 중국 9개 도시에 모두 18개 분행을 설립,사업에 나서고 있으나 자본금 및 현지사업 기반 문제로 법인전환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하이의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소매금융 시장 완전 개방에 따라 국내 은행의 중국 영업 범위가 어느 정도 넓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법인전환 기준에 미치지 못해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존 비즈니스 형태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