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 17'은 2000년 '국산 최초의 슈퍼 프리미엄(SP)급 위스키'라는 수식어를 달고 탄생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위스키 시장은 12년산 프리미엄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디아지오코리아가 위스키업체 중 가장 먼저 17년산 제품인 '윈저 17'을 내놓으면서 위스키시장을 17년산 SP급으로 단숨에 탈바꿈시켰다.

당시 '윈저 17'의 돌풍은 경쟁사들을 위협할 만했다.

주요 경쟁사들이 뒤이어 17년산 제품을 출시했지만 '윈저 17'을 따라잡는 데 역부족이었다.

'윈저17'은 SP급 위스키 시장에서 출시 이래 꾸준히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점유율은 53%.

'윈저 17'이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한 비결은 독특한 '향미'를 들 수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완제품으로 수입된 슈퍼 프리미엄급 위스키에 길들여진 국내 소비자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을 묘안을 짜냈다.

국내 애주가를 겨냥한 '대박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이 프로젝트엔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최고의 마스터 블렌더인 제임스 비버리지와 한국 최고의 마스터 블렌더인 이종기 부사장이 참여했다.

시장 조사 결과 한국인이 서양사람들과 달리 목 넘김이 부드러운 위스키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곧바로 부드러운 위스키 개발에 착수,'윈저17'을 탄생시킨 것.

시장 1위 제품은 각종 소비자 평가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윈저 17'은 2004년 소비자 음용 테스트에서 종합 1위,2005년 '목 넘김'과 '부드러움' 등 총 9개 평가 항목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맛과 향에 대해 소비자의 인정을 받은 셈이다.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문화마케팅을 통해 부유층 소비자들을 적절히 공략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종전의 유흥업소 마케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2002년부터 소비자의 문화 공연과 예술 관람을 지원하는 '문화 마케팅'을 도입했다.

당시엔 '문화마케팅'이 획기적인 것이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봐 '윈저 17'은 지난해 총 31만9932상자(1상자= 500ml×18병)가 판매됐고,올해는 지난해보다 135% 정도 늘어난 약 35만상자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17'의 성공을 계기로 점차 고급화하는 소비자의 취향에 발맞추기 위해 지난해 10월 '윈저 21'을 출시했다.

21년짜리 위스키시장은 아직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미미한 규모이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윈저 21'은 2000년 '윈저 17'의 돌풍을 재연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