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국을 비롯,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과 내년 초부터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6일 '글로벌 유럽'이라는 EU의 새로운 통상정책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빠른 성장을 하고 있으나 EU 수출품에 높은 수준의 보호(장벽)를 가진 곳"이라며 FTA를 통해 이를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FTA는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라운드(DDA) 협상에 비해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투자와 경쟁규칙,지식재산권,공공조달 등의 분야까지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델슨 위원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FTA 협상에서 근로기준 등 노동문제도 포함시킬 방침이며 근로기준을 개선하는 데 합의하는 국가들에 인센티브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DDA 협상에 주력해 온 EU의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지난여름 DDA가 결렬된 후 각국이 FTA에 열을 올리자 더 이상 이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만델슨 위원이 발표한 새 통상정책보고서는 반덤핑관세 부과가 주축인 EU의 방어적 통상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게 기본 골자다.

그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국제화 시대에 맞춰 반덤핑과 보조금 상계관세 등 EU의 통상방어 수단도 개방의 효용을 높이는 쪽으로 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