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빠르게 악화되어 수출을 포기하거나 적자 수출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 김경식 기자와 함께 수출보험공사에서 조사한 '수출경쟁력 실태조사' 결과와 주요 그룹들의 환율대응 움직임에 대해 살펴봅니다.

앵커> 최근 환율급락에 대해 주요 그룹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 현대차,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내년 경영계획에 적용하는 기준환율을 1달러당 900∼940원대로 잡았으나 최근 920원선이 무너지면서 기준환율을 더 낮추고 비상대책마련에 돌입했습니다.

지난달 삼성과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작성하면서 환율하락 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대비해 기준환율을 올해보다 크게 낮췄습니다.

그러나 최근 환율 급락으로 삼성과 현대차, LG그룹은 900원대 초반으로 기준환율을 추가로 낮추고 900원 붕괴에 대비한 시나리오 수립에 들어갔습니다.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삼성전자의 경우 2000억원, 현대차 1200억, LG전자는 4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최근 원화절상폭이 주요 경쟁국 통화보다 높고 특히 일본 엔화에 비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들어 원화가치는 달러보다 9.4%오른데 반해 일본 엔화는 2.1% 절상에 그쳤습니다.

이 차이만큼 상대적으로 일본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해외시장에서 일본기업의 가격 공세가 심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그룹들이 이정도라면 중소 수출기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텐데요?

기자> 한국수출보험공사는 지난 10월한달동안 연간 수출액 1백만달러 이상 10대 주요업종의 221개 수출회사를 대상으로 '수출기업 수출경쟁력 실태조사' 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기업들은 현재 환율 수준에서는 수출을 통한 영업이익 확보가 사실상 어려우며 환율이 894.31원 아래로 떨어지면 수출을 포기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며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이 899.40원 아래로 떨어지면 수출을 포기한다고 응답해 수출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노선을 890원대로 제시했습니다.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수준은 1달러 당 948.28원, 적정수준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환율수준은 986.61원인 것으로 나타나 이미 현재 환율 수준에서는 사실상 적자 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손익분기점 환율은 950.73원으로 대기업보다 22.47원 높고 적정이윤을 확보하기 위한 환율은 990.63원으로 36.83원 높아 환율하락 충격이 대기업보다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종별 손익분기점 수준 환율은 석유화학(963.54원)에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섬유(960.23원),가전(955.43원),기계(955.21원,반도체(952.50원),자동차(950.63원)순입니다.

수출포기수준 환율은 자동차(905.63원)가 가장 높았고 가전(903.80원),무선통신(903.75원), 섬유(902.84원), 석유화학(897.92원), 반도체(896.25원) 순입니다.

선박, 컴퓨터, 철강업종은 순익분기점 환율과 수출포기 환율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이익감소 수준은 어느정도입니까?

기자> 조사기업의 93%가 환율하락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었으며 영업이익 감소폭이 5~10%라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38%로 가장 많았고 10~15%라고 답한 기업도 19.9%에 달했습니다.

기업규모별로 중소기업에서 ‘5~10%미만’(40.6%) 응답이 특히 높았고 수출규모가 ‘5천만달러 이상’되는 업체에서 ‘5% 미만’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와 중소기업의 환율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기업들은 환율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습니까?

기자> 조사기업의 과반수 이상(50.2%)이 “원가절감”을 꼽았으며, “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물량 확대”와 “환 위험 관리를 통한 환차손 예방” 등과 같은 적극적인 대응을 취한 기업은 각각 23.1%와 13.1%에 그쳤습니다.

또한 "적자수출을 진행하거나 수출을 포기한다"는 대답도 7.3%에 달해 채산성 악화 방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출기업의 환위험 관리 대책 역시, “원가절감”이 50.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환 헷지상품 활용”(29.4%), “제품단가 인상”(29.0%)이 뒤를 이었고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답한 기업도 15.4%나 되어 환위험관리의 취약성을 보였습니다.

앵커>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기자> 수출기업들은 가격, 품질, 기술, 마케팅 등 수출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가격경쟁력을 꼽았습니다.

조사기업의 49.3%가 가격경쟁력을, 36.2% 품질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가격결정요인으로는 64.3%가 원자재구입비용을 들었고 11.8%가 물류비, 10.4%가 인건비 라고 답했습니다.

종합적인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39.8%가 신규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선 다변화를 꼽았고 그 뒤를 이어 원가절감이 29%, 품질관리강화가 23.5%, 고부가가치 신상품 개발과 기술 개발이 각각 19.5%와 8.1%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의 91%가 주 결제통화로 달러를 쓰고 있으며 엔화는 4.1%, 유로는 4.1%로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나 수출선 다변화와 함께 결제통화의 분산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경식기자 k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