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이라크 연구그룹(ISG)은 2008년 1분기까지 전투 병력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킨다는 목표 아래 미군의 역할을 '전투'에서 '지원'으로 전환할 것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권고했다．

또 이라크문제 해결을 위해 이란 및 시리아와 직접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ISG는 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이라크 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ISG는 현재 이라크 상황이 '엄중하고 위태로운' 것으로 평가하고 당면 난국을 단숨에 해결한 '묘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라크 정부가 특정 치안 개선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경제·군사적 지원을 철회할 것임을 경고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ISG의 보고서는 단순한 권고사항으로 부시 대통령이 수용해야할 의무는 전혀 없다．

그러나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데다 초당적으로 구성된 기구의 권고라는 점에서 마냥 무시하기도 힘들 전망이다．

백악관은 ISG의 보고서와 국방부의 자체 보고서 등 각 전문가 그룹의 보고서를 취합해 조만간 새로운 이라크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ISG 공동위원장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과 리 해밀턴 전 하원의원을 비롯한 위원들을 만나 보고를 받은 뒤 "ISG가 어렵게 도출해낸 평가들을 아주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