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배상면주가 등 약주업체들이 진로와 ㈜두산이 순한 맛 소주 경쟁을 벌이면서 약주 시장까지 장악,점차 설땅을 잃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약주시장 1위 업체인 국순당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5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나 감소했다.

순이익은 60.5%나 줄어든 58억원으로 집계됐고,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무려 77.3%나 급락했다.

'백세주 신화'를 창조하며 약주시장을 키워온 국순당이 창사 이래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은 소주 저도화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산이 지난 2월 알코올 도수 20도의 '처음처럼'을 내놓은데 이어 진로가 9월 19.8도짜리 '참이슬 후레쉬'를 내놓으면서 '13도 순한 맛'으로 승부를 걸어온 백세주의 저도 경쟁력은 급격히 무너졌다.

여기에 소주와 백세주를 섞어 즐기는 이른바 '오십세주' 애주가들이 백세주대신 순해진 소주를 찾는 손길이 잦아지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순당 배중호 사장의 동생인 배영호 사장이 이끄는 배상면주가도 위기에 몰리기는 마찬가지다.

'산사춘'의 배상면주가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약주업체 관계자는 "최근 부산에서는 무학이 16.9도의 '좋은데이'를 내놓는 등 소주의 저도화 추세가 전국적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약주업체들이 묘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내년에 수익성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순당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내년부터 전통주 전문주점 '백세주마을'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또 지방 소주업체 인수 등 회생을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