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을 특수 가공한 건강기능식품 '선삼(仙蔘)'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기업이 있다.

'신선이 먹을 수 있는 인삼'이라는 뜻의 선삼은 인삼에서 세포 재생효과가 높고 항산화 기능이 강한 신물질 일곱가지를 추출해 만든 것으로 항암·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가공업체 진생사이언스(대표 김복득)는 1993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서울대 약학대 인삼연구팀의 연구를 후원한 끝에 열처리 등 특수 가공을 통해 인삼의 약효성분 진세노사이드의 함유량을 300배 이상 늘린 선삼 개발에 성공했다.

진생사이언스는 이후 3년간 상용화 테스트를 거쳐 2001년부터 '선삼정'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특히 최근 치매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치매(알츠하이머병)는 만성적으로 지적 기능이 저하되는 병으로 과거에는 노인들에게 주로 발병했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발병하는 경우가 상당수 보고되고 있는 질병이다.

처음에는 건망증처럼 최근에 있었던 일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데서 시작해 점차 판단력·추론 능력 등 고도의 지적 능력을 상실해 가는 것이 특징이다.

때로는 감정이 불안정해지고 조리있게 말하는 능력과 장소·시간 감각까지 잃어버리게 된다.

진생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 병리학교실 연구팀은 최근 고려인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선삼의 특이 성분이 치매를 유발시키는 뇌신경 독성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치매 치료 및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선삼 안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진세노사이드 Rg3,Rg5,Rk1)이 치매를 유발하는 '에이 베타 아밀로이드 42'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치매에 걸리도록 한 쥐에 선삼을 경구 투여한 결과 치매 억제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이 베타 아밀로이드 42는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가 축적돼 세포막에 존재하는 베타와 감마 세크리테이즈 효소에 의해 분화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이때 독성을 가지고 있어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에이 베타 42 이 외에 인체에 유익한 에이 베타 40도 함께 생성된다.

그러나 기존 치매 치료제는 두 성분을 분리하지 못했던 반면 선삼은 인체에 유익한 '에이 베타 아밀로이드 40'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42'만을 골라 제거해 부작용 위험이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42를 파괴하는 세 가지 물질 중에서도 진세노사이드 Rk1이 가장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선삼은 항암효과와 피로 해소 기능뿐만 아니라 성인병과 순환기계 질병 예방·치료효과가 탁월하다"며 "치매 억제재로도 우수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생사이언스는 올 연말까지 식약청에 선삼정의 의약품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선삼정은 1개월분(180캡슐)에 75만원이다.

(02)741-6480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인터뷰] 김복득 대표 "선삼정ㆍ화장품 수출만 올 300만弗"

"세계에 한국 인삼의 효능을 알리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김복득 진생사이언스 대표는 "고려인삼의 종주국인 우리나라 인삼이 값싼 중국산에 밀리고 있다"며 조심스레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산삼 못잖은 효능을 지녔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한 선삼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6g짜리 산삼이 7500만원대인 데 비해 선삼은 한 달간 먹을 수 있는 분량이 75만원 수준"이라며 "선삼 개발은 고려시대 홍삼 제조법을 발견한 이후에 1000년 만에 인삼 가공분야에서 이룬 가장 큰 개가"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선삼과 비슷한 이름의 유사품이 시중에 나오기도 하지만 6년간의 연구와 테스트를 거친 선삼의 효능을 모방하지 못해 곧 사라지곤 한다"며 "지난해 선삼정과 선삼화장품 등 관련 제품으로 국내 매출 100억원과 수출 200만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출 목표는 300만달러다.

그는 "식약청에서 2년 내 선삼정에 대한 의약품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생사이언스를 5년 뒤 연매출 500억원대를 올리는 국내 인삼의약품 전문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