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와 월마트의 판매부진, 유가 상승 등 줄지은 악재의 여파로 뉴욕증시가 크게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4개월만에 일일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각) AP통신 등은 유로화대비 달러 가치가 20개월만에 최저치를 치고 월마트가 부진한 11월 매출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흔들었다고 전했다.

외환 거래상들이 유럽과 미국간의 금리차가 계속해서 좁아질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달러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AP는 “유럽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경기는 생기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계속 올리는 반면 미국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실제로 일어날 경우 달러화 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가 매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환율은 한때 유로당 1.3172달러까지 올라갔다가 1.3128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24일에는 1.3079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월마트가 ‘블랙 프라이데이’ 실적을 포함한 11월 동일점포 매출이 0.1%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자 유통업계에 대한 우려가 퍼졌다.

썬트러스트뱅크의 그레고리 밀러는 “휴가 시즌 소매 부문 성적이 좋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면서 “매장 방문객이 반드시 이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피프스써드 에셋 매니지먼트의 짐 러셀은 “숨가쁘게 달려온 증시가 조정을 받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월마트와 달러약세가 증시 발목을 잡긴 했지만 펀더멘털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8.46포인트(1.29%) 내린 1만2121.71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2405.92로 54.34포인트(2.21%) 하락했고, S&P500지수도 1,381.90으로 19.05포인트(1.36%) 밀렸다.

종목별로는 월마트가 2.7% 하락했고 180억달러 규모의 차입 계획을 발표한 포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힐튼호텔과 메리어트 등 호텔주도 약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부 텍사스산중질유(WTI)는 1.08달러 오른 60.32달러를 기록했다. 10년만기 美 국채수익률은 4.55%에서 4.53%로 떨어졌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