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서비스산업이다] (1) 태국‥'호텔급 병원' 방콕에만 1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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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중심가 스쿰빗의 한 12층 빌딩 앞에 도착하자 제복을 입은 도어맨이 차 문을 열어준다.
대형 유리문 현관을 통과하면 맞은편에서 회색 투피스 정장의 젊은 여성 두 명이 고개를 숙여 맞는다.
은은한 커피향이 인상적이다.
드문드문 소파가 놓인 널찍한 로비 오른편에 스타벅스가 있다.
복층 구조의 2층으로 올라가면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일식집에서 서양인과 동양인들이 어울려 식사를 하고 있다.
3층엔 여행사·비자 사무소와 통역서비스 데스크….이곳은 호텔이 아니다.
태국에서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다는 범룽락 종합병원.이 병원은 연간 90만명 환자 중 약 40%인 35만명이 외국인이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이런 '호텔 같은 병원'이 방콕 시내에만 10곳 가까이 있다.
○관광객 10명 중 1명은 의료관광
태국은 세계적인 관광대국이다.
한 해 관광수입이 약 1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할 정도다.
수도 방콕은 동남아시아 관광의 거점 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태국은 더 이상 싼 음식과 스파 마사지 골프만을 즐기는 동남아 관광지가 아니다.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으면서 관광도 즐길 수 있는 나라,바로 '의료관광의 중심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태국의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25만명.전체 외국 관광객 수 1157만명의 10%를 넘는 숫자다.
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1명은 병원 치료나 수술을 받으러 간 것이다.
2001년 외국인 환자가 55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가 쓰고간 돈은 650억바트(약 1조7000억원),이를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만 330억바트(약 8900억원)에 이른다.
○가격·질·신속 '3박자'
태국이 의료관광을 본격 육성한 것은 1997년 금융위기 직후다.
당시 바트화가 폭락하는 금융위기로 환자들이 줄어 들면서 병원들은 도산위기에 몰렸다.
이때부터 범룽락을 비롯한 민간 종합병원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태국 정부도 지원에 적극 나섰다.
태국 의료관광의 강점은 세 가지다.
첫째,의료서비스의 질이 선진국 수준이다.
둘째,병원비가 저렴하다.
셋째,예약 후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고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범룽락의 경우 동남아와 중동 환자들은 선진국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으려고,미국 환자들은 싼 가격 때문에,유럽 환자들은 빠른 진료에 끌려 온다."(루빈 토랠 범룽락그룹 마케팅 이사)
실제 주요 종합병원의 상당수 의사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학한 사람들이다.
병원비는 미국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절반 이하,심지어 디스크 수술은 10분의1에 불과하다.
예컨대 라식수술은 미국에서 평균 5000달러이지만 태국에선 1300달러면 충분하다.
영국이나 북유럽 등에선 병원을 이용하려면 예약 후 한두 달 기다리는 게 다반사다.
그러나 태국 병원들은 접수에서부터 진단 입원 수술 등의 절차가 일주일 안에 이뤄진다.
게다가 파타야 푸껫 등 수술 후 회복을 위해 휴양을 할 수 있는 관광명소가 전국에 퍼져 있다는 것도 매력포인트다.
○아시아 의료허브가 목표
태국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749달러에 불과했다.
쌀 수출 세계 1위로 전통적인 농업국가인 태국은 자본과 기술이 부족해 제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나라다.
이 나라가 의료관광 등 서비스 산업에 주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태국 정부는 2010년까지 '아시아 의료서비스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최근 수립했다.
구체적 전략으로 의료서비스,건강관련 서비스,허브상품 등 세 부문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의 벽을 넘어 1만달러에 도전한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올해 1300만명 수준인 외국인 관광객을 2010년까지 2000만명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이 중 10%인 200만명은 외국인 환자로 채울 예정이다.
외국인 환자들은 1인당 평균 5만바트(135만원)씩을 쓴다.
일반 관광객에 비해 2~3배 이상 많이 쓰는 것이다.
의료관광이야말로 21세기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다."(참난 무앙팀 태국관광청 과장)
방콕(태국)=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대형 유리문 현관을 통과하면 맞은편에서 회색 투피스 정장의 젊은 여성 두 명이 고개를 숙여 맞는다.
은은한 커피향이 인상적이다.
드문드문 소파가 놓인 널찍한 로비 오른편에 스타벅스가 있다.
복층 구조의 2층으로 올라가면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일식집에서 서양인과 동양인들이 어울려 식사를 하고 있다.
3층엔 여행사·비자 사무소와 통역서비스 데스크….이곳은 호텔이 아니다.
태국에서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다는 범룽락 종합병원.이 병원은 연간 90만명 환자 중 약 40%인 35만명이 외국인이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이런 '호텔 같은 병원'이 방콕 시내에만 10곳 가까이 있다.
○관광객 10명 중 1명은 의료관광
태국은 세계적인 관광대국이다.
한 해 관광수입이 약 1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할 정도다.
수도 방콕은 동남아시아 관광의 거점 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태국은 더 이상 싼 음식과 스파 마사지 골프만을 즐기는 동남아 관광지가 아니다.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으면서 관광도 즐길 수 있는 나라,바로 '의료관광의 중심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태국의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25만명.전체 외국 관광객 수 1157만명의 10%를 넘는 숫자다.
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1명은 병원 치료나 수술을 받으러 간 것이다.
2001년 외국인 환자가 55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가 쓰고간 돈은 650억바트(약 1조7000억원),이를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만 330억바트(약 8900억원)에 이른다.
○가격·질·신속 '3박자'
태국이 의료관광을 본격 육성한 것은 1997년 금융위기 직후다.
당시 바트화가 폭락하는 금융위기로 환자들이 줄어 들면서 병원들은 도산위기에 몰렸다.
이때부터 범룽락을 비롯한 민간 종합병원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태국 정부도 지원에 적극 나섰다.
태국 의료관광의 강점은 세 가지다.
첫째,의료서비스의 질이 선진국 수준이다.
둘째,병원비가 저렴하다.
셋째,예약 후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고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범룽락의 경우 동남아와 중동 환자들은 선진국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으려고,미국 환자들은 싼 가격 때문에,유럽 환자들은 빠른 진료에 끌려 온다."(루빈 토랠 범룽락그룹 마케팅 이사)
실제 주요 종합병원의 상당수 의사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학한 사람들이다.
병원비는 미국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절반 이하,심지어 디스크 수술은 10분의1에 불과하다.
예컨대 라식수술은 미국에서 평균 5000달러이지만 태국에선 1300달러면 충분하다.
영국이나 북유럽 등에선 병원을 이용하려면 예약 후 한두 달 기다리는 게 다반사다.
그러나 태국 병원들은 접수에서부터 진단 입원 수술 등의 절차가 일주일 안에 이뤄진다.
게다가 파타야 푸껫 등 수술 후 회복을 위해 휴양을 할 수 있는 관광명소가 전국에 퍼져 있다는 것도 매력포인트다.
○아시아 의료허브가 목표
태국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749달러에 불과했다.
쌀 수출 세계 1위로 전통적인 농업국가인 태국은 자본과 기술이 부족해 제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나라다.
이 나라가 의료관광 등 서비스 산업에 주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태국 정부는 2010년까지 '아시아 의료서비스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최근 수립했다.
구체적 전략으로 의료서비스,건강관련 서비스,허브상품 등 세 부문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의 벽을 넘어 1만달러에 도전한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올해 1300만명 수준인 외국인 관광객을 2010년까지 2000만명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이 중 10%인 200만명은 외국인 환자로 채울 예정이다.
외국인 환자들은 1인당 평균 5만바트(135만원)씩을 쓴다.
일반 관광객에 비해 2~3배 이상 많이 쓰는 것이다.
의료관광이야말로 21세기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다."(참난 무앙팀 태국관광청 과장)
방콕(태국)=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