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외국인투자자들이 이번 사태의 원인을 한국의 반(反)외자정서 때문으로 이해할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 들어 외국인 직접투자는 물론 주식투자 등도 계속 줄고 있어 이 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반외자 정서 우려 커져
최근 론스타 사태를 보는 외국인의 시각은 부정적인 게 사실이다.
일부 외국인은 론스타가 한국의 반외자정서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한국에서 큰 수익을 올린 론스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한국 검찰 수사를 깎아내리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반외자 정서가 특히 강한 한국에서 론스타 수사로 검찰의 표적수사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검찰이 이번 수사의 정치적 동기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론스타와 외국자본들은 불만과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외국계 사모펀드의 한국 투자가 올 들어 85%나 줄어든 것도 론스타 문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외환은행 투자로 3년 만에 4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었던 계약파기로 론스타측이 '타격'(blow)을 입었다고 보도하고 국민은행도 외환은행 인수 결렬로 영향력 확대전략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이번 계약 파기는 모두를 패자로 만들었다"며 "검찰도 한국 금융시장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는 점에서 패자"라고 주장했다.
지난 9월 말 정부가 미국의 보스턴과 뉴욕에서 개최한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론스타 문제 등 한국 내 반외자정서가 외국인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걱정하며 한국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 계속 줄어
올 들어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계속 줄고 있다.
경영권을 목적으로 한 직접투자의 경우 금년 1~9월 중 75억1900만달러(신고 기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 감소했다.
지난 3분기(7~9월)만 따지면 26억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줄었다.
특히 미국의 직접투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3분기 중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 건수는 전년 동기(113건)와 비슷한 수준인 118건이었지만 금액은 66.3% 감소한 2억8400만달러에 불과했다.
주식시장 등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도 마찬가지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11일까지 한국을 떠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주식·채권·배당금)은 92억6400만달러에 달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로선 이번 론스타 수사가 외자 차별이 아니라 국내 실정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정당한 사법행위라는 점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할 것"이라면서도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 팽배한 한국의 반외자 정서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