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주가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외환은행[004940]은 론스타의 고배당 추진 소식에 상승 탄력을 받은 반면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국민은행[060000]은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5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1일 오전 11시28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환은행은 하루만에 오름세로 전환, 전날보다 2.83% 오른 1만2천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전날보다 1.63% 하락한 7만2천200원에 거래되며 5일째 하락 중이다.

주가는 최근 5일간 5.8% 떨어졌다.

이날 외환은행이 상승 탄력을 받은 것은 론스타의 고배당 추진 소식 때문이다.

최근 존 그레이켄 회장이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을 지를 판단하기 위해 외환은행의 재정 상태를 살펴볼 것이라고 밝히는 등 배당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의 매기가 붙어 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경우 금융감독당국의 충당금 적립 비율 상향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의 부동산 대책 발표 등으로 실적과 성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매도 심리가 강화돼 주가도 울상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기적으로 외환은행이 배당 모멘텀 등으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민은행의 주가 상승 실적이 더 뛰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외환銀 주가, 단기적으로는 '웃음' = 증시전문가들은 외환은행에 대해 '배당' 이슈 자체가 개인투자자 등의 매기를 적극 유인할 만한 촉매제로 충분하다며 단기적으로 외환은행 주가는 상승탄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외환은행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2~1.3배에 불과해 타은행들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지가 많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류재철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건전성은 양호하며 최근 5년간 무배당으로 배당여력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해 배당 규모를 떠나 배당 자체는 주가를 자극할 만한 재료로써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정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 모멘텀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해 주가는 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실질적인 고배당 가능성은 작은데다 단기 상승에도 국민은행, 신한지주 등 타 은행주들에 비해 상승세는 강하지 않을 것"이라며 "론스타가 배당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하게 되면 외환은행 매각을 위한 국민은행과의 협상이 매끄럽게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배당 카드는 압박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銀 주가, 단기 울상..장기적으론 밝아 = 반면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은 4.4분기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로 실적 둔화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단기적으로는 부진할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외환은행 인수와 마진 개선 등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상승 잠재력이 크다며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금융감독당국의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에도 은행들의 추가 충당금 적립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롯한 각종 대책들이 은행들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은 국민은행의 목표주가로 각각 10만원, 9만8천원을 유지하고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류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정책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는 등 눈에 보이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없어 주가는 부진하지만 외환은행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단 번에 만회할 수 있다"며 "매도에 동참할 이유는 없다"고 언급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볼 때 은행업계 전체적으로 저성장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고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한 성장 둔화 악재보다는 마진 개선 등의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며 "이는 국민은행에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