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랠리를 선도하던 미국 증시의 속도 조절이 예상되면서 서울 증시의 조정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주변 여건도 악화된 상태여서 코스피지수가 1,400선 아래로 밀릴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추세적인 상승 기조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이번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단기 조정 불가피"

뉴욕 증시는 20일(현지시간) 단기 랠리에 대한 부담감과 경기둔화 우려감이 작용하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경우 전날보다 26.02포인트(0.21%) 하락한 12,316.54에 마감, 7거래일 만에 약세로 전환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10월 주택착공 실적이 연율 148만6천채로 9월에 비해 14.6%나 급감하면서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주택관련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추수감사절 휴장(23일)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이 자연스런 조정 국면으로 연결됐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미국 산업생산이 고점을 찍고 하강 국면으로 돌아서고 소매판매가 급감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된 점이 뉴욕 증시의 추가적인 조정을 점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으며 이는 또 서울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코스피지수와 나스닥지수.다우존스지수간 상관계수는 0.76, 0.66으로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가 형성돼 있다.

여기에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고 프로그램 차익매수 잔고의 청산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히고 있다.

◇ "주식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라"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의 상승추세가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대신증권 함성식 애널리스트는 "프로그램 차익거래 물량의 소화 과정이 마무리되면 경기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올 4.4분기 및 내년 1.4분기 수익성이 양호한 기업군으로 초점이 옮겨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인 1,386선까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점치면서 향후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유틸리티, 음식료, 금융, 소재, 산업재 등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을 구사할 것을 권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증시의 강세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유가 하락이 기업 실적개선으로 연결되고 있어 1,38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달러화로 투자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과 환 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면서 해당 종목으로 S-Oil, GS, KT, SK텔레콤 등 에너지.통신주와 한화, 한진, 두산 등 지주회사.자산주를 꼽았다.

그는 또 연기금과 보험의 주식비중 확대를 전제로 통신, 건설, 제약, 음식료 등 내수주와 업종 대표주를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