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저명한 경제 칼럼니스트인 블룸버그통신의 윌리엄 페섹 아시아경제 칼럼니스트는 최근 "한국 경제가 과도한 부동산 투기와 정책마비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할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본의 자부심으로 통하던 '전국민 중산층',즉 '총중류사회'가 붕괴돼 '하류사회'의 늪에 빠진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본의 저명한 경영컨설턴트이자 전략가인 오마에 겐이치가 쓴 '부의 위기'(지희정 옮김,국일증권경제연구소)는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일본 총중류사회 붕괴의 원인과 양극화 현상을 분석하고 개인,기업,정부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최근 일본 경제의 중대한 구조변화에 주목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소득감소에 따라 중·저소득층과 고소득층으로 나뉜 'M자형 사회'가 됐고,그 결과 연간 수입이 600만엔 이하인 중하류 계층이 전체 인구의 80%나 된다는 것. 따라서 기업의 시장전략과 개인의 생활,국가의 존재방식도 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개인은 사회의 구조변화를 깨닫고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 '총중류'의 상식을 말끔히 버리고 자기 수입과 생활양식에 맞게 소비해야 한다는 것. 기업은 최대 시장인 중하류 계층을 겨냥해 가격은 낮지만 감각은 고급스러운 상품을 개발하는 등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정부 역시 아웃소싱으로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는 등의 과감한 개혁조치를 통해 600만엔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는 '생활자 대국'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저자는 제안하고 있다.

296쪽,1만2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