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이행 쉽지않다 ‥ 유가 57-61달러 오갈듯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1월1일부터 하루 120만배럴을 감산키로 합의했으나 실질적으로는 30만배럴 밖에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유조선업계 전문분석기관인 '페트로로지스틱스'에 따르면 이라크를 제외한 OPEC 10개 회원국은 이달들어 하루 2천720만배럴 가량을 생산해 감산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 9월의 평균치 2천750만배럴에서 소폭 줄어드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페트로로지스틱스는 OPEC가 지난달 20일 합의한 생산량인 하루 2천630만배럴에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OPEC가 합의한 감산분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다.

페트로로지스틱스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경우 당초 38만배럴을 감산키로 했으나 현재 35만배럴 가량을 줄인 상태며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은 각각 10만배럴 가량 실질 생산량이 줄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이달들어 하루 최소한 20만배럴이 줄었으나 내전에 따른 후유증 성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감산에 적극적인 베네수엘라는 하루 10만배럴 줄여 현재 240만배럴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석유업계 관계자들은 유가가 서부텍사스유 선물 기준으로 배럴당 59달러를 밑도는 상대적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국의 경기 둔화와 부족하지 않은 난방유 비축, 그리고 천연가스 재고가 지난 5년 사이 처음으로 평균치를 넘어선 것 등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그러나 나이지리아와 이라크의 정정 불안이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의 정유 공급도 최근 떨어졌음을 상시키면서 따라서 유가가 마냥 약세만 이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57-61달러 박스권을 오갈 것으로 이들은 덧붙였다.

(빈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