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은 16일 최근 집값 폭등 파문과 관련, "주택문제는 강남 집이 얼마 오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집없는 서민들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4일 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주택문제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 소박한 의견을 (노 대통령에게) 전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먼저 임대주택 등 서민주택을 수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공급하고, 여러 정책을 통해 서민부담을 적게 해 입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일반 주택은 원칙적으로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시장에 맡기는 것이 좋다.

물론 이를 악용해서 폭리를 취하는 사람은 세금으로 잡으면 되고 그러면 잘못했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대통령에게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최근 노 대통령의 김대중도서관 전시실 방문을 계기로 함께 식사를 했고, 실제 의식적으로 둘 다 정치 얘기를 한마디도 안했다"며 "그런데 언론은 갖가지 추측을 사실 처럼 보도하기도 했고 `전직 대통령이 정치개입 안한다고 해놓고선 개입한 것은 잘못됐다'는 보도도 있었다"며 노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한 정치적 해석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그는 차기 대통령이 지녀야 할 덕목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해도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는 누구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단정한다"며 "그 점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